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내년도 청와대 리모델링 및 운영 예산을 놓고 맞붙었다. 야당 의원들은 "정권이 바뀌면 다시 (청와대에) 들어갈지도 모르는데 리모델링 예산은 대폭 줄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고, 여당 의원들은 "정권 안 바뀔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니까(크니까) 그냥 하라"며 "좋은 공간으로 재조성할 수 있는데 정권이 바뀔 것 같아서 그곳을 그냥 방치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청와대 리모델링 관련 예산에 대해 "정권이 바뀌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이는데, 다음 정권에서 청와대를 대통령 집무 공간으로 사용하겠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그때 거기에 다시 지어야 하냐"며 "건물 자체가 리모델링하고 쓸 수 있는 건물도 아니고, 원형 보존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도 "청와대가 지금 보존조차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인데, 각종 공연 및 전시 사업 예산은 다시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 개방 프로그램을 확대하면 오히려 사람들이 몰리면서 청와대가 더 망가질 확률이 높다"며 "최소한 현재 상태에서 공연 및 전시 사업은 버거워 보인다"고 비판했다.
2025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내년도 청와대 리모델링 사업으로 113억8700만원을 책정했다. 리모델링 예산에 공연 및 전시 사업 등을 더하면 내년도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예산에는 417억2400만원이 투입된다.
이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를 우리 국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으로 되돌려 줘야 한다는 데에 우리 국민들의 누가 이견이 있겠느냐"며 "정부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 되겠지만 외국의 유사한 사례들을 보면 청와대를 문화 공간, 특히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곳으로 재조성할 수 있는데 '정권이 바뀔 것 같아서 그곳을 그냥 방치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리모데링 예산의 경우 원형 보존을 하는 데에 집중적으로 쓰일 것이다. 청와대 내부를 보면 고쳐야 하는 곳이 아주 많다"고 답했다. 또 공연 및 전시 사업에 대해서는 "어제도 태권도 공연이 성황리에 잘 진행됐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내년부터는 적어도 4월부터 10월까지는 주말마다 많은 전시와 공연이 준비돼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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