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1배 밑으로 내려간 삼성전자…외인 파는데 개미 '빚투' 행렬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4.11.11 16:28
최근 10년 간 삼성전자 12개월 전망 PBR 추이/그래픽=임종철
삼성전자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장부가격 밑을 뚫고 내려갔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0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장부가를 하회하는 일은 흔치 않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둔화 우려와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외국인은 올해 삼성전자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은 삼성전자의 반등을 기대하면서 빚까지 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3.51%) 내린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28일 기록했던 52주 신저가(5만5700원)를 하회했다. 이날 장 중 이렇다 할 반등 없이 최저가로 종가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8일까지만 해도 1.01배로 1배를 상회했지만 이날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PBR는 0.98배를 기록했다. PBR 1배 이하는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하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총자본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자산(BPS)은 5만6355원이다.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자본금을 모두 청산하더라도 주당 5만6000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내년 전망 BPS(6만754원)를 기준으로 하면 PBR는 0.91배로 더 떨어진다. 12개월 선행 PBR 기준으로는 지난 8일 0.94배로 최근 10년(2015년1월~2024년11월) 내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 기간 가장 낮은 선행 PBR는 2015년 8월26일 기록했던 0.91배다. 평균 선행 PBR(1.32배) 기준으로 보면 평소 대비 20~30% 가량 저평가된 셈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우선주 포함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66조1900억원으로 올해 2분기 기준 자본총계(383조5267억원)를 밑돈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100조7700억원이며 1년 이내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까지 포함하면 217조8600억원이다. 시가총액 대부분이 미래가치보다는 현재 청산가치를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내내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코스피 수익률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초 이후 주가는 30%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5조6437억원, 4조9694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8일 기준 52.38%로 올해 연 중 최저치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자금은 SK하이닉스로 옮겨갔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2조원 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기관과 달리 개인은 올해 10조원에 가까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소위 '빚투'(빚 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1월 3192억원에서 지난 8일 9884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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