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3.35~3.42%에 형성됐다. 신한은행이 지난 8일 '쏠편한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0.05%포인트(P) 낮추는 등 은행권은 시장금리에 맞춰 최근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 중이다.
2022년과 2023년 11월의 정기예금 금리가 1년 중 가장 높았던 것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4.18%로 시장금리가 전월보다 하락했음에도 정기예금 금리는 0.07%P 상승했다. 두 달전(9월)과 비교하면 정기예금 금리는 0.29%P 뛰었다.
은행 간 예금 유치 경쟁이 불 붙었기 때문이다. 2022년 10~11월에 판매한 정기예금의 1년 만기가 돌아오자 이를 재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발생했다. 예금 금리를 높이는 것은 물론 4%가 훌쩍 넘는 고금리 특판 예금도 앞다퉈 내놨다.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고, 은행채 발행이 제한되자 은행권은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2022년 11월 은행권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4.95%에 달했다. 5%가 넘는 예금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22년 10~11월 두 달간 늘어난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만 82조5000억원에 달했다.
올해에도 만기 도래에 대응 중이지만 예전만큼 경쟁이 심하진 않다. 연말마다 나오던 특판 상품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이 영향을 줬다. 지난 8일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3.233%로 1년 전과 비교해 약 0.9%P 떨어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만기가 더 짧은 6개월 만기 상품이 1년 만기보다 금리가 더 높은 것도 영향을 줬다. 만기가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날 기준 5대은행의 6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3.40~3.45%로 1년 만기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오히려 은행권은 지난해 판매된 정기예금의 만기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지난해 4분기 판매된 4%대 금리의 정기예금의 만기가 도래하고, 소비자가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면 은행은 소비자에게 지급할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NIM(순이자마진) 하락에 일부 제동을 걸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도 관리에 들어가면서 은행이 고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도 줄었다"며 "최근 예금 금리 인하에 당국 등의 압박과 만기 예금 유치를 위해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유지하고 다른 수신 금리를 낮추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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