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이마켓코리아(IMK)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그래디언트(IMK 모회사) 테크놀로지 파크'가 지난 7월 주민 공청회를 만장일치를 통과했고, 종합개발계획도 8월에 테일러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세부적인 인허가다. 부지를 기업들의 공장과 사무공간, R&D센터, 물류센터 등으로 쓴다는 전체적인 계획은 이미 승인을 받았고 공장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부지 내 도로는 어떻게 놓을지 등 부수적인 인허가가 남았다.
그래디언트 테크놀로지 파크는 26만평 규모(축구장 120개 너비)로 조성되는 산업단지다. 입주하면 기업 운영에 필요한 여러 시설을 임대해 쓸 수 있다. 까다로운 미국의 인허가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다. IMK는 산업단지 주변에 입주기업 임직원들을 위한 대규모 숙소도 마련하고 있다. 비자 발급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지난해 국제 물류기업을 인수했기 때문에 입주기업은 원자재나 소재를 한국과 베트남, 중국 등에서 조달받기도 편하다.
부지는 삼성 테일러 공장에서 차로 10분, 오스틴 공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이에 삼성 협력사가 입주할 유인이 크지만, 최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만큼 비협력사들에도 매력이 크다. 한국기업이 아니어도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다.
남은 인허가 작업이 끝나면 착공은 내년 상반기에 한다. 계획대로면 2026년 하반기에 입주를 시작한다. 전체 부지를 한번에 개발하지는 않고 총 3단계로 나눠, 1단계로 10만평을 2026년 하반기까지 먼저 개발한다. 완공되면 한국 단일 기업이 미국에 조성한 첫 산업단지가 된다.
IMK는 지난 9월에 테일러시의 드웨인 아리올라 시장과 벤 화이트 경제개발공사장, 그리고 입주에 관심 있는 국내 30여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아리올라 시장은 테일러시가 "풍부한 인프라와 인력을 갖춘 곳"이라며 한국기업들의 진출에 기대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농·축산업 위주의 텍사스주, 테일러시는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해외기업의 투자를 줄곧 유도해왔다.
IMK는 그래디언트 테크놀로지 파크가 혼자 힘으로 미국에 진출하기 어려운 국내 중견·중소기업에 활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김학재 IMK 부사장은 "기업이 단독으로 미국에서 부지를 매입하고 주민 공청회와 여러 인허가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그래디언트 테크놀로지 파크는 그 솔루션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IMK는 삼성을 주 고객사로 하는 MRO(소모성 자재) 기업이다. 각종 사무용품, 장비, 간접자재를 판매해 연매출은 3조원 수준이다. 2년 전 800억원을 투자해 텍사스주에 부지를 매입한 후 산업단지의 인허가를 받아왔다. 인터파크를 야놀자에 매각한 그래디언트의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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