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생각보다 많이 일하지 않아"…합작 공장 세운 TSMC, 해법은?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4.11.12 06:32
일본에서 합작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대만 TSMC가 일본 고급 인력 확보에 나섰다. 고위 경영진의 60%가 박사인 TSMC는 일본에서도 '밤낮없이 일할' 박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좌로부터 웨이저자 회장, 모리스 창 초대 회장, 류더인 전임 회장/사진=대만 인터넷
11일 일본 경제지 닛케이 비즈니스는 지난 8월말 TSMC의 한 임원이 일본 국립대 대학원 교수에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인재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의미를 묻는 일본 교수에게 TSMC 임원은 "일본인은 생각보다 (많이) 일하지 않지만,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다를 것이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루트를 구축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TSMC와 소니그룹, 덴소의 합작법인 JASM은 지난 2021년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제1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제1공장은 지난 2월 정식 개소했으며 4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니, 덴소뿐 아니라 토요타자동차도 투자한 제2공장은 연내 착공해 2027년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두 공장은 TSMC가 일본의 우수한 인재를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닛케이 비즈니스는 전했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세심한 서비스를 전력을 다해 제공하겠다"고 말한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의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TSMC의 연구개발(R&D)은 남다르다. 2014~2016년 삼성전자, 인텔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일 때도 TSMC는 R&D 부서의 직원들을 매일 8시간씩, '주간근무', '준야간근무', '야간근무'의 3교대로 나누어 근무시켰다. 생산라인이 아닌 R&D 부서를 24시간 가동한 사례는 당시 반도체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었다.


당시 3교대 R&D에 참가했던 TSMC의 직원은 "릴레이 방식의 R&D가 성공한 데는 현장에 배치된 고급 인력의 활약이 컸다"며 "단지 작업을 인계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은 레벨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TSMC 고위급 임원 중 60%가 박사


TSMC 임원 28명 중 박사학위를 가진 17명/그래픽=이지혜
이런 성공 경험과 스탠포드대 전기공학 박사인 모리스 창 창업자의 고집으로 TSMC는 박사학위 소지자를 우대하는 채용 정책을 추진해왔다. 현재 28명의 고위급 임원 중 회장겸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를 비롯한 17명, 약 60%가 박사학위 보유자다. 17명 중 14명은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3명만 대만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TSMC 역대 회장도 모두 공학박사 출신이다. 모리스 창(초대 회장), 류더인(2대 회장), 웨이저자(3대 회장) 모두 미국 명문대(스탠포드·UC버클리·예일) 전기공학 박사로 미국 반도체 기업 근무를 거쳐 TSMC에서 일하기 시작한 공통점이 있다. 반도체 기술에 대한 이해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사 인력 비중은 현재 전체 직원의 3.9%에 불과해 TSMC는 박사 학위 취득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구마모토현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계기로 박사 학위 취득자 채용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일본 각지 대학에서 반도체 산업 트렌드와 업계에서의 경력 형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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