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이들에게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의 해외 진출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11일 '벤처캐피탈의 글로벌화 진단 및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담은 'STEPI 인사이트'(제330호)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대내외 경기침체와 디지털 경제로의 빠른 전환 속에서 벤처·스타트업은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과 같이 스타트업 시장의 규모가 작은 곳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분석했다.
특히, 야놀자, 버킷플레이스, L&P 코스메틱, 샌드버드 등 해외 VC 투자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한 기업 사례를 들며 "벤처생태계 관점에서 벤처기업의 글로벌 역량강화는 벤처캐피탈의 글로벌화와 같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로 내수 시장의 한계 극복 △성공사례 축적 시 빠른 확산 가능 △성공적인 해외 투자 및 회수 후 국내 재투자 연계 △국내 총생산 및 세수 확대 △해외투자자의 국내 투자로 자본시장 발전 △혁신 산업 내 고급인력을 유치 등 사회·경제적 이익을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국내 VC는 국내 LP(유한책임투자자)의 표준 계약 기준 종용, 공공 LP는 국내투자로 제한, 투자기업의 지분취득 제한과 해외지사 설립 제한, 외국환 송금 시에 많은 서류 요구 등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방안을 내놨다. 먼저 인바운드 촉진을 위한 외국환 송금 절차 간소화, 해외 VC의 국내 법인 설립 절차 및 VC 활동을 위한 라이센스 취득 조건 완화를 제안했다. 아울러 아웃바운드 촉진을 위해 정책금융의 국내투자 항목에 대한 비율을 조정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해외 투자를 위한 선행 교육 프로그램 운영, 인턴십 기회 확대, 해외 투자 사례 분석, 해외 투자 관련 법률·회계·세무 등의 전문성 확보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선우 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한국 VC가 세콰이어캐피탈,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과 같은 글로벌 VC로 성장한다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매우 용이할 것"이라며 "서울에서의 창업이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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