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빨간 망토를 꿈꿨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며 "나는 슈퍼맨이다!"라고 외치던 기억, 많은 이들이 갖고 있지 않을까? 지금이야 마블, DC 코믹스를 넘어 수많은 히어로들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지만, 한때 '슈퍼히어로'의 대명사는 단연 슈퍼맨이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쪽 팔을 뻗고 날아오르는 그의 모습은, 어린 시절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슈퍼맨은 1938년 액션 코믹스 1호를 통해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믹북, TV 시리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변주되며 그 시대의 팬들과 호흡해 왔다. 슈퍼맨은 단순한 만화 캐릭터를 넘어 시대를 초월하는 영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슈퍼맨이 처음으로 영상화된 것은 1948년, 커크 알린 주연의 영화 '슈퍼맨'이었다. 이 작품은 흑백영화였지만 슈퍼맨의 기원을 다뤄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속편 제작과 TV시리즈로 연결됐다. 1952년에는 조지 리브스 주연의 TV 시리즈 ‘슈퍼맨의 모험’이 방송됐다. 무려 6시즌 동안 방영되면서 세간에 슈퍼맨 캐릭터의 이미지를 확고히 각인시켰다.
하지만 슈퍼맨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이다. 1978년 리처드 도너 감독의 이 ‘슈퍼맨’ 시리즈는 크리스토러 리브의 완벽한 외모와 연기로 대중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후 3편의 속편이 제작되었고 크리스토퍼 리브는 현재까지 ‘슈퍼맨’의 아이콘을 불리고 있다.
이후 슈퍼맨 시리즈는 ‘로이스 & 클라크: 슈퍼맨의 새로운 모험’, ‘스몰빌’ 등 TV 매체를 통해 명맥을 이어갔다. 특히 톰 웰링 주연의 ‘스몰빌’은 10대 소년 클락 켄트가 슈퍼맨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줘 큰 인기를 끌었는데, 슈퍼맨의 초인적인 면모보다 켄트 가문의 가족애, 클락 켄트가 지닌 10대 소년으로의 미숙한 면을 강조해 호평받았다.
슈퍼맨이 스크린에 돌아온 것은 2006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 브랜든 루스 주연의 ‘슈퍼맨 리턴즈’에서였다. 이 작품은 앞서 소개된 1978년 ‘슈퍼맨’ 시리즈의 뒤를 잇는 스토리 라인으로 5년만에 지구로 돌아온 슈퍼맨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았다. 특히 자신의 부재 동안 변해버린 주변인들의 상황, 사람들의 달라진 반응에 적응하는 모습 등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3년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은 슈퍼맨을 조금 더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해석했다. 헨리 카빌은 슈퍼맨의 강인함을 그의 신체로 표현하고, 고뇌하는 내면은 연기로 풀어냈다. 이후 DC확장유니버스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끝내 슈퍼맨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배우는 바뀌어도 슈퍼맨의 서사는 이어져야 한다. 헨리 카빌에게서 망토를 물려받은 새 배우는 데이빗 코렌스웻이다. 그는 2025년 개봉 예정인 영화 ‘슈퍼맨: 레거시’를 통해 슈퍼맨의 인간적인 면모와 영웅으로서의 책임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연기할 예정이다.
오랜 시간 동안 가슴팍 대문자 S의 모양도, 슈퍼맨의 코스튬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며 이 캐릭터는 팬들 곁을 지켜왔다. 데이빗 코런스웻은 선배들이 지켜온 희망의 횃불을 꺼뜨리지 않고 새로운 시대의 슈퍼맨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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