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규모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간다는 점에서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이 11일 발표한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3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9000억원 증가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3조6000억원 늘어난 90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증가액(8조2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8월 이후 증가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다만 대출 수요가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원대로 다소 확대됐지만 부실채권 매상각이나 추석 상여금 요인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10월 금통위 당시 예상했던 수준이며 일시적 반등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가계대출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주담대는 8월 고점을 기록한 뒤 이후 줄고 있다"며 "금융권 가계대출 전체 총량도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해선 "이미 체결됐던 주택거래를 고려할 때 실수요자들이 대출이 용이한 업권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 경계감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처럼 업권 간 규제 차이를 바탕으로 하는 투기적 투자 수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 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3000억원 늘어난 238조1000억원이다. 전월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가 사라진 영향으로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올해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둔촌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 입주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 우려는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 차장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량도 감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계속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강화되면서 주택가격 상승세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나오는 둔촌주공발(發) 가계대출 폭증 우려와 관련해선 "일부 언론에서 나오는 것보다 한은이 추산하는 총 대출 규모는 작고, 내년 3월까지 입주 기간이 분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흐름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월중 기업대출은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4조3000억원) 대비 증가규모가 상당 폭 확대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증가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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