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 등 부적절한 언행을 다수 했던 사실이 확인했다.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하 점검단)이 지난 한달 간 체육회에 대한 점검을 마치고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기흥 체육회장은 체육회 직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해왔다.
다수 직원의 진술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2년 6월경,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시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자 "어떤 XXXX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 라고 크게 화를 내며 욕설과 폭언을 1시간 가량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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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자녀 대학친구 '선구촌 훈련 관리자' 채용 강행위해 자격 요건 완화 의혹…연봉하향 건의하자 "어떤 XXXX가…"━
문제는 이 당시의 연봉 하향 관련 보고는 이 회장의 채용 비위 의혹과도 연결돼 있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2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시 부당한 지시를 통해 이 회장 자녀의 대학친구인 A씨를 특정해 채용을 강행한 의혹이 있다.
해당 직위는 선수촌 내 훈련 관리 업무를 하는 자리로 기존에 △국가대표 경력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이 요건으로 설정돼 있었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선수촌 고위간부 B에게 A의 이력서를 전달하고, 관련 담당자들에게 자격요건 완화를 수차례 지시했다.
그런 와중에 2022년 6월 자격요건 완화시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가 올라오자 이에 대해 화를 내면서 "어떤 XXXX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 고 1시간 가량이나 욕설과 폭언을 한 것이다.
결국 이 회장은 내부 보고를 묵살했고, 특히 7월에는 요건완화를 반대하는 채용부서장도 교체했다. 그 결과, 기존 △국가대표 경력 △지도자 자격이 모두 삭제된 상태로 채용공고가 2002년 8월 9일자로 나갔고, 이 회장 자녀의 대학친구인 A가 최종 채용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았던 선수촌 고위간부 B는 면접위원으로도 참여해 A에게 응시자 중 최고 점수를 부여한 점도 확인됐다.
구무조정실 점검단은 이에 대해 이 회장과 관련 임직원들을 대한체육회의 공정한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의뢰한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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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단식에 장관 오면 인사조치하겠다" 인천공항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취소 사건의 전말 ━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과 장미란 차관이 참석을 위해 현장에 갔음에도 갑자기 취소돼 논란이 됐던 인천공항에서의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관련 회의에서도 협박에 가까운 폭언이 있었던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11일 파리 현지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 "문체부 장관이 행사에 온다면 당신을 인사조치하겠다"고 담당자인 체육회 직원에게 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내용은 이미 지난 9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질의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당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체육회가 일방적으로 갑자기 현장에서 취소했던 인천공항 해단식이 이 회장에 의해 취소된 점을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해단식을 위한 준비가 다 돼 있던 그레이트홀과 입국 게이트는 80미터 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거리가 멀다고 게이트 앞에서 약식 해단식을 하고 선수들을 해산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일 해단식 준비과정에서 유인촌 장관 축사가 빠졌던 초안 식순에서 장관 축사가 포함된 것으로 바뀐 화면을 보여주면서 "파리 현지에서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장미란 차관이 해단식에 온다고 하니까 '장차관 오면 무슨일 당할지 난 책임 못 진다'고 문체부 체육협력관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고 '장차관 오면 인사조치 하겠다'고 체육회 담당 직원에게 폭언을 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장관이 해단식에 온다고 (체육회 직원을)인사조치까지 한다고 협박하는 건 막말이 아니냐"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독단적으로 하니까 '체육계 황제'란 얘기가 나오는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 이 회장이 2021년 상반기 체육회 예산 관련 논의 과정에서 담당자에게 "넌 문체부 XX야, 체육회 XX야"라고 욕설을 하며 폭언을 한 것도 이번에 함께 드러났다. 문체부를 통해 연간 4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는 체육회가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체육회 직원에게 욕설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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