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당선됨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건설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호재와 중동 수주 축소 전망도 같이 예측된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인해 국내 공사비가 상승할 전망이다.
건산연은 환율 상승이 원자재 가격상승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건설공사비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봤다. 또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금리 인하 시점도 지연돼 공사비 하락 요인도 지연될 것이란 분석이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난 6일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6.5원 상승했고 다음 날인 7일 13.7원이 오르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철강 등 일부 수입품목의 원가 상승과 함께 국내 산업 전반의 수입품에 대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한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금리 인하 시점도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건설에서는 호재와 악재가 동반될 것으로 본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러-우 전쟁을 빠르게 종식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에 앞서 미국 공화당도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해야만 무기를 지원하는 종전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으로 총 4864억달러(680조7168억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이뤄질 수 있다. 한국은 앞서 민관 협력을 통해 도로, 주택, 발전소 등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계획의 본격화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미국의 중동 대응 기조 변화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중동 강경책을 예고한 바 있다. 중동 긴장도 상승으로 인해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본다.
경제 전반에선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망·제조업 지원 △무역·대중국 기조 △이민 △재정 △기후변화·에너지 △외교·안보 △국내정책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바이든 정부와 차별점을 둘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에서는 법인세 인하, 세액 공제 및 비과세 범위를 확대하는 감세 정책이 추진되고 불법 체류자 추방, 멕시코 국경 장벽 재추진 등 이민통제를 강화한다. 또 친환경 정책의 축소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관세 강화와 대중국 강경 대응이 이뤄질 전망이다. 보편적 관세를 적용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특히 대중국에서는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최혜국 대우 철폐, 우회 수출 차단 등이 예상된다.
엄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감세 및 친기업 정책과 정책 불확실성의 일부 온화로 경제성장이 촉진되고 주식 등 자산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무역장벽의 강화로 인한 교역국의 보복관세, 수출기업의 타격, 투자 위축, 이민자 감소로 인한 소비 부진과 노동력 공급감소 등으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중 갈등과 관세 인상 정도에 따라 국내 수출이 감소할 수 있고 순수출 감소로 경제성장률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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