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하 점검단)'이 지난 한달간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이 밝혀졌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기흥 체육회장은 문제가 된 지난달 24일, 국감 증인 출석 회피목적으로 국감이 계속 진행 중이던 그날 오후와 밤 시간대에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인근에서 직원들과 음주를 하며 저녁식사를 했다. 선수촌 직원들과의 회식은 체육회장의 국회 국감 참석의무에 비하면 긴급성이 떨어지는 지방 일정이다.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문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야할 기관장인 이기흥 회장이 전북 남원에서의 업무협약식을 핑계로 오전 국감에 출석하지 않더니, 오후는 물론이고 그날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2시경까지 진행됐던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선수촌 방문과 직원 회식 일정을 잡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체육계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시 공식 오찬에 가지않고 남원의 다른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별도로 했다.
당일 국회 문체위에선 여야 합의로 이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이 회장이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남원으로 출발해 오고 있었던 문체위 입법사무관을 만나지 않기 위해 자리를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문체위 사무관은 당일 점심 쯤, 남원에 도착했지만 이 회장을 만날 수 없었다. 이 회장 측이 연락도 받지 않아 동행명령장 집행도 할 수 없었다.
국무조정실이 밝힌 이 회장의 저녁 회식 시간과 동선 그리고 이전에 알려진 사실을 종합하면,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남원에 내려가 협약식에 참석한 뒤 오전 11시 55분에 행사가 종료되자, 이어진 공식 오찬에는 불참하고 인근 식당에서 별도로 점심식사를 한 뒤 곧바로 진천 선수촌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원에서 진천은 자동차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후 진천 선수촌에 오후 5시 33분 경 도착한 이 회장은 이후 오후 6시 10분 경부터 밤 10시 20분까지 폭탄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당일 국감은 오전 2시경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이 회장은 폭탄주를 곁들인 식사가 끝난 밤 10시 20분 경에도 여의도 국회로 출발했으면 국감에 충분히 출석할 수 있었지만 국회의사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진천에서 여의도는 자동차로 2시간 거리다.
당시 이 회장은 국감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에야 '국립 유소년 스포츠콤플렉스 센터 건립'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남원 출장을 통보하듯 국회에 알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야당 간사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만 미리 국감 불참사실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문체위는 지난달 24일 종합국감이 자정을 넘겨 25일이 됐는데도 이 회장이 끝까지 출석하지 않자, 현장에서 국감을 중지 시킨 뒤 문체위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합의로 이번달 11일 체육회에 대한 별도 현안 질의를 열기로 의결했다. 종합 국감에 끝까지 불출석했던 이 회장을 다시 11일 출석하라며 소환했지만, 이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다시 불출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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