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청설’ 최고의 발견…찬사받아 마땅한 연기력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 2024.11.10 12:00
'청설' 김민주 / 사진=KC벤처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처음엔 예뻐서 시선이 갔다. 다음엔 열심히 하는 모습에 눈길이 갔다. 그리고 이젠, 잘해서 마음이 간다. 김민주가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 제작 무비락)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기대 이상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처음엔 눈에 머물렀다 끝내 마음에 안착하는, 기대가 크지 않았기에 더 놀랄 수밖에 없는, ‘청설’ 속 가을이 된 김민주는 이제 자신의 이름 앞에 당당히 '배우'라는 두 글자를 새겨넣는다.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을 그리는 청춘 로맨스물이다. 김민주는 극에서 청각장애를 지닌 수영선수 가을을 연기한다. 때문에 김민주의 연기는 오직 표정과 몸짓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청설' 김민주 / 사진=KC벤처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가을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장애가 꿈을 이루는 길의 걸림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인물이다. 수영선수로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인 가을의 공간은 수영장과 집이 전부다. 그는 물 바깥에 있을 때보다 물 속에 있을 때 더 따뜻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그런 가을 곁에는 늘 언니 여름이 함께한다. 하지만 오직 자신에게만 헌신하는 여름의 모습에 가을은 마음이 영 편하지만은 않다.


그러다 일련의 사고를 겪고 끝내 여름과 충돌하는 가을은 “언니 실망하는 게 더 아프고, 미안해서 힘들어”라며 감정을 폭발시킨다. 이 장면에서 김민주는 소리가 없이도 강한 몸짓의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두 눈에는 슬픔이 가득하고, 그의 입을 대신하는 손짓은 그 어떤 소리보다 감정이 묵직하게 실려있다.


‘청설’의 언어적 소통은 발화뿐만 아니라 눈빛, 수어만으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에 이러한 당위성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김민주의 탁월하고도 섬세한 연기에 있다. 그는 크랭크인 몇 달 전부터 1:1 과외로 수어를 배웠고, 손 연기가 익숙해질 때까지 수십 번을 반복해 익혔다. 김민주는 수어를 100% 자신의 새로운 언어로 흡수했고, 표정과 몸짓에 감정을 오롯하게 실어넣어 소리 없이도 감명 깊은 연기를 보여준다.



'청설' 김민주 / 사진=KC벤처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민주는 수어는 물론 촬영 전 수영 연습에도 몇 개월간 매진했다. 영화에서 김민주가 수영을 하는 모습은 마치 인어처럼 유연하고 또 프로페셔널하다. 선수로서의 태가 완벽하다. 놀라운 건 그가 ‘청설’에 캐스팅되기 전까지 수영을 못했다는 점이다. 노력을 기반으로 역할에 오롯하게 녹아든 김민주는, 성실이 실력이 된 미덕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렇게 ‘청설’은 김민주에 의해 청춘 로맨스물 뒤로 감동과 성장이라는 서사를 추가한다. 홍경은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청설’의 굴곡진 서사를 이끄는 건 김민주다"라고 말하며 그 연기가 “정말 깊다”라고 연신 감탄했다. 홍경은 “김민주가 보여주는 갈등이 저리면서 아리고, 연기가 유연했다. 상대가 뭘 던지더라도 다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라며 마르지 않는 칭찬을 이어갔다.


홍경이 느낀 감명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느끼는 것과 같다. 연기가 놀라울 정도로 깊고, 영화를 본 후에 가장 잔상이 짙다. 이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그 꼬리표 덕분에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로 그의 연기에 놀라게 되는 것도 있다. 김민주는 6년 전 많은 이들의 ‘당신의 소녀’가 되어 아이즈원 멤버가 됐고, 오늘날에는 충만한 재능이 뒷받침되어 ‘당신의 배우’로 근사하게 2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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