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호 승선원 27명 중 14명이 생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생존 선원인 항해사 이 씨의 공이 있다. 그는 사고 직후 뒤집힌 선체에 매달려 있던 동료들을 최대한 구조한 뒤 맨 나중에 구조선에 올랐다. 이 씨는 자신이 사고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배를 타고 다시 사고 해역으로 나아갔다.
9일 오후 제주해양경찰서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씨는 "전 한 게 없다"면서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손을 내저었다. 이 씨는 동료 선원들에 대해 "한솥밥 먹던 사람들"이라며 "알게 된 지 몇 년 된 사이도 있고, 몇 개월 된 사이도 있는데 직책을 떠나 모두 형, 동생 사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실종 상태인 동료 12명에 대해 "올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제주어선안전조업국 시스템상 135금성호의 위치 신호가 사라진 때는 전날 오전 4시 12분이다. 이후 19분 뒤인 오전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다른 선단 어선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직후 주변에 있던 같은 선단 어선 2척이 135금성호 선원 27명 중 15명(한국인 6·인도네시아인 9)을 구조했지만,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던 한국인 A씨(57)와 B씨(54)는 당일 숨졌다. 다른 선원들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
선장 C씨(59) 등 나머지 선원 12명(한국인 10·인도네시아인 2)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부산 선적인 135금성호는 대형 그물을 둘러쳐 주로 고등어떼를 잡는 선망어업 선단의 본선이다. 보통 선단은 고기를 잡는 본선 1척과 불빛을 밝혀 고기떼를 모으는 등선 2척, 잡은 고기를 위판장으로 옮기는 운반선 3척으로 구성된다.
현재 해경은 135금성호가 운반선에 한차례 어획물을 옮긴 뒤 다음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그물이 있던 선체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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