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 등의 내용이 담긴 즉시 시행할 수 있는 기후·에너지 관련 행정 명령과 대통령 포고문을 이미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 작업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정부 인사였던 데이비드 번하트와 앤드류 휠러가 주도했다고 한다. 번하트는 트럼프 행정부 1기의 내무장관인 석유 로비스트였고, 휠러는 환경보호청을 운영했던 석탄 로비스트로 "두 사람 모두 수년간 연방 환경 보호를 해체한 경험이 있는 워싱턴(미국 정부) 내부자"라고 NYT는 설명했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은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전과 비교해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온실가스 순 배출량 '0'을 위해 전 세계 각국이 실천적 노력을 하자는 국제협약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파리 협약을 비준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첫 임기 때인 2017년 6월 협약 탈퇴를 선언했고, 2019년 11월 유엔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 직후 재가입을 지시하면서 미국은 다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재참여했다. 그러다 트럼프가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국의 파리 기후변화 협약 재탈퇴 가능성이 불거졌다.
'에너지 차르' 자리에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댄 브룰렛 전 에너지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버검 주지사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조기 사퇴 후 트럼프를 지지한 인물로 선거 기간 에너지 분야의 핵심 고문과 트럼프 캠프에 선거 자금을 대는 석유 재벌 간 연락책 역할을 했다. 트럼프 1기 에너지부 장관인 브룰렛은 자동차산업 로비스트 출신이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워싱턴DC에 있는 환경보호청 청사와 관련 공무원 7000명을 수도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 건설 허가도 재개할 방침이라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LNG 수출이 기후변화, 경제,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1월 LNG 수출에 필요한 신규 시설 건설 허가는 일시 보류한 바 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 정의'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소외된 지역사회가 청정에너지 개발의 최소 40%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이 이니셔티브가 폐기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환경 보호 등을 위해 추진했던 각종 규제를 철회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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