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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96명 시골 폐교, 도축 직전 구조된 '꽃풀소' 5마리가 되살린다━
1955년부터 마을의 중심을 채워준 부평초등학교 신월분교도 2014년 입학생 3명을 끝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2019년 2월 결국 폐교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민들 사이에 골칫덩이가 돼버린 폐교는 최근 마을을 되살려줄 수 있단 기대를 받고 있다. 놀랍게도 폐교에 새로 숨을 불어넣고 있는 주인공은 '꽃풀소'라 불리는 소 5마리다. 엉·머위·메밀·부들·창포란 이름을 가진 꽃풀소는 2021년 시민들의 모금으로 시작한 인천 소 구하기 프로젝트 후원금을 통해 도살장에서 구조된 홀스타인 품종 수컷 5마리를 말한다.
이렇게 산업적 측면에서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보잔 이들이 최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늘고 있고, '팜 생크추어리(Farrm Sanctuary)'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식처'란 뜻을 가진 생크추어리는 보통 축산용 동물들을 도살하지 않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돌봐주는 사업을 말한다. 미국 등에선 축산농가를 물려받은 젊은이들이 동물들을 도살해 유통하지 않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키우면서 퍼지고 있다. 아예 지금은 각종 교육이나 투어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신월리가 내세운 '꽃풀소가 살고 있는 신월리 달뜨는 마을'이란 사업 개념에 행정안전부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지원사업 선정 심사위원들도 흥미를 보였다. 지금은 가장 성공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가 됐고, 외신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엔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유력 매체들이 직접 마을을 찾아 꽃풀소 5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취재해갔다. 마을 주민들도 외부인들의 관심이 반갑다. 지난해 방문객도 전년 대비 300명이 넘게 늘어난 1600명이 찾아왔다.
이날 만난 신월리 주민들도 "진짜 귀하 신 분들과 소중한 소들이 마을에 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꽃풀소에 대한 팬덤이 생기고, 숙박 등을 하는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도 "1000명이 한 번 찾아오기보다는 100명이 열 번 찾아오게 만드는 모델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역을 찾은 청년이 지역에 지속 정착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을 찾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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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출신이 소 키운다…유학파 빨아들인 시골마을의 매력은?━
2017년에 동물해방물결 창립한 이들은 2022년 인천에서 도축 직전 꽃풀소 5마리를 구출해 오면서 신월리 주민으로 전입했다. 지난 4일 만난 이 회장은 "저는 누구보다 전공을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이사는 현재 밴드 '양반들'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동물권에 관심이 높았던 이 회장은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팜 생크추어리(Farm Sanctuary)' 모델을 참고해 신월리 마을을 바꿔놓고 있다. '안식처'란 뜻을 가진 생크추어리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동물들을 돌보는 활동이다. 특히 국내에선 지역사회와 결합한다는 점에서 외신들도 주목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 회장은 "해외의 생크추어리 사업은 대부분 축산농가를 물려받은 젊은이들이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신월리와 함께 하는 사업처럼 마을과 협력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이 구조해온 꽃풀소들은 현재 350여명의 정기 후원자로부터 모금을 받아 마을에 정착하고 있다.
믿을 만한 청년들이 시골마을에 들어오자 정부와 지역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행정안전부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업을 통해 폐교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되살려 '국내최초 비건마을'로 키워내고, 청년보금자리주택과 신축 축사를 짓는데 총 32억원이 투입된다.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보기 힘든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직접 현장에 가보니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회장은 "꽃풀소와 함께 지역 마을을 되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마을에 관계인구를 늘려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도화 신월리 이장은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는 경우를 보면 생각보다 사소한 문제가 많다"면서 "전입해온 청년들이 꼭 마을에 있어야 한다는 그런 강박을 주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가능한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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