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이 '트럼프'랑 비슷" 이 이유로 테마주 묶였다…중국 주식 결말은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11.10 07:00

[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최근 3개월간 와이즈소프트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상한가→상한가→상한가→상한가→하한가→하한가→상한가→하한가

중국 증시에 상장된 미국 대선 테마주의 주가 흐름이다. 미국이 대선으로 들썩이는 동안 중국에서도 각 후보 지지율에 따라 테마주 주가가 요동쳤다. 대부분 종목은 해당 후보와 직접 관련성이 없지만, 이름이나 구호와 회사명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밈주식(meme stock·유행성 주식)이 됐다.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미국 대선 테마주는 '와이즈소프트'(SZ:002253)다. 이 기업은 중국명인 촨다즈성(川大智勝)이 트럼프가 크게 이긴다는 뜻의 '川普大勝'과 발음이 비슷해 트럼프 테마주가 됐다. 대선 기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갔다.

8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와이즈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4.93% 내린 20.04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와이즈소프트는 지난달 말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급변했다. 특히 미국 대선이 개표 중이던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튿날에는 투자자 관심이 식으면서 하한가를 쳤다.

주가가 미 대선 영향으로 출렁인 게 처음은 아니다. 앞서 와이즈소프트는 2016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상한가에 가까운 9%대까지 상승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여러 경합주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한가를 쳤다.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주가는 다시 한번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 연설에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오른쪽 두번째부터)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사진=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기업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 1994년 설립된 와이즈소프트는 중국 쓰촨성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쓰촨대의 한 교수가 창업해 안면 인식 시스템,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 개발 및 서비스 공급이 주 사업이다. 와이즈소프트는 화웨이 쿤펑, 어센드 등 서비스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해 들어 주가는 35%대 올랐지만 실적은 크게 약화됐다. 지난해 와이즈소프트의 순손실은 1억7000만위안(약 328억6440만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고, 올해 1~3분기 실적도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펀더멘탈을 전혀 보지 않고 투자에 나선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증시에는 트럼프의 상대였던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테마주도 있었다. 1995년 설립된 저장성의 보온병 제조업체 하얼스(SZ:002615)다. 해리스 후보의 성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하얼스는 지지율에 따라서 주가가 요동치다가, 대선 개표가 진행된 지난 6일 7%대, 이튿날 3%대, 이날 1%대 빠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 때마다 테마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그의 성과 발음이 유사한 중국 가전업체 아오크어마(SHA:600336)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테마주인 보스덩(HK:03998)은 최근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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