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상장된 미국 대선 테마주의 주가 흐름이다. 미국이 대선으로 들썩이는 동안 중국에서도 각 후보 지지율에 따라 테마주 주가가 요동쳤다. 대부분 종목은 해당 후보와 직접 관련성이 없지만, 이름이나 구호와 회사명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밈주식(meme stock·유행성 주식)이 됐다.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미국 대선 테마주는 '와이즈소프트'(SZ:002253)다. 이 기업은 중국명인 촨다즈성(川大智勝)이 트럼프가 크게 이긴다는 뜻의 '川普大勝'과 발음이 비슷해 트럼프 테마주가 됐다. 대선 기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갔다.
8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와이즈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4.93% 내린 20.04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와이즈소프트는 지난달 말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급변했다. 특히 미국 대선이 개표 중이던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튿날에는 투자자 관심이 식으면서 하한가를 쳤다.
주가가 미 대선 영향으로 출렁인 게 처음은 아니다. 앞서 와이즈소프트는 2016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상한가에 가까운 9%대까지 상승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여러 경합주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한가를 쳤다.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주가는 다시 한번 상한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35%대 올랐지만 실적은 크게 약화됐다. 지난해 와이즈소프트의 순손실은 1억7000만위안(약 328억6440만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고, 올해 1~3분기 실적도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펀더멘탈을 전혀 보지 않고 투자에 나선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증시에는 트럼프의 상대였던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테마주도 있었다. 1995년 설립된 저장성의 보온병 제조업체 하얼스(SZ:002615)다. 해리스 후보의 성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하얼스는 지지율에 따라서 주가가 요동치다가, 대선 개표가 진행된 지난 6일 7%대, 이튿날 3%대, 이날 1%대 빠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 때마다 테마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그의 성과 발음이 유사한 중국 가전업체 아오크어마(SHA:600336)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테마주인 보스덩(HK:03998)은 최근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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