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3시 중국 외교부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이 한 말이다. 마오닝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의 내정이며 우리는 미국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더이상 관세가 '가상적인 질문'이 아니라 실제 질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도입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재임 시절인 2018년 25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2기, 미중 관계는 어떻게 될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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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치(破七), 7위안대 환율이 상시화될까?━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미중관계 긴장이 지속되자, 중국은 2020년 11월 바이든 당선시 미국의 대중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제법 컸다. 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못지 않은 대중 강경정책을 채택하면서 중국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도입한 고율 관세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중국은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돼도 미국의 대중 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정리한 것 같다.
7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하며 한 말도 의미심장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역사는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양쪽 모두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손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손을 내밀어 협력하자는 뜻을 보이면서도 싸우면 중국만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와 연관해서 주의 깊게 봐야 할 포인트는 위안화 환율이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당시 달러당 6.3위안대에 머물던 위안화 환율은 2020년 7위안대로 올라섰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상승(위안화 가치하락)시켜 중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안화 환율이 10% 상승하면 달러로 표시된 중국 제품 가격은 약 10% 하락한다.
위안화 환율은 2021년 다시 6.4위안대로 하락한 이후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틀더니, 최근 포치(破七)가 일상화됐다. 포치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위안화 환율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포빠(破八), 즉 8위안을 돌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7위안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화타이증권의 이환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상 미국이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해 수입 상품 가격을 높이면 수입 상품 수요가 줄게 되며 이는 달러화 강세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가들은 통화 가치 절하(환율 상승)을 통해 관세 영향을 헤지(위험 회피)하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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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적자━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상품) 적자는 2018년 사상 최대치인 4182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2791억달러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수지는 777억달러에서 1524억달러로 747억달러 늘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으로 묶인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 멕시코 투자를 늘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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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민간소비 확대 가능성 높아져━
2023년 중국 GDP 중 소비 비중은 53.4%다. 여기서 소비는 민간소비(C)와 정부지출(G)을 더한 수치다. 중국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9%로 미국(약 70%), 일본(약 65%)에 크게 못 미친다. 수출 둔화 국면에서 중국이 GDP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민간소비를 늘려야 한다.
즉 트럼프 당선으로 중국 정부가 소비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확대된 것이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금융학 교수도 "세계가 더 이상 무역흑자 위주로 성장하는 중국을 수용할 의향이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이 소비 비중을 빠르게 늘리지 못한다면 중국은 폭발적인 부채 증가나 급격한 GDP 위축에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재선은 중국이 소비 부양에 본격 나서는 계기가 될 지 모른다.
이 외에도 중국 최대 IT기업 화웨이 제재 및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위한 YMTC(낸드플래시), SMIC(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등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미중간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2기를 맞이하는 중국의 속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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