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목이 아프다"…윤 대통령, 140분간 26명 질문에 답변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민동훈 기자, 안채원 기자, 김도현 기자, 정경훈 기자 | 2024.11.07 16:32

[the300]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목이 아프다, 이제"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이 종막으로 치달을 무렵, 윤석열 대통령이 진행을 맡은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에게 한 말이다.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2시간여 지난 시점이었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부터 총 2시간20분간 담화문 발표 및 질의응답 시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5명의 기자로부터 질문을 더 받았다. 정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려 하자 "조금 더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2시간이 넘는 시간 윤 대통령은 26명 기자의 질문에 쉴 새 없이 답하고, 해명하고 또 해명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질문이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매 질문에 상세히 답변했다. 미리 준비한 자료를 찾아보는 모습은 한 차례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실에서는 자신감과 진솔함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짙은 남색 정장에 연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국민들 앞에 섰다. 다소 비장한 표정이었다. 담화문을 발표하기 전 마이크 높이를 조정하고 "물을 좀 마시고 해야지"라고 혼잣말을 하며 컵에 든 물을 홀짝였다.

담화문 발표 중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린다"고 말한 뒤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테이블 옆으로 가 섰다. 그리고는 정장 상의 단추를 잠그고 허리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담화문을 발표할 때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할 때는 말이 다소 빨라졌다. 억울한 부분에 대해 해명할 때는 목소리가 다소 높아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끊고 끼어들기도 하고, 기자들 질문을 다시 묻기도 했다. 마이크를 든 기자들과 눈을 마주치려는 노력도 보였다. 이전 기자회견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중간중간 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담화 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의 이날 담화와 기자회견은 '사과'로 요약된다. "죄송하다"는 직접적인 한 차례의 표현을 포함해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은 총 12번 있었다. 구체적인 사과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제 주변의 일"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던 부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한 사과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소탈한 표현들을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와 명씨의 연락과 관련해 "제 아내의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 없는 거라 물어봤다. 당선되고 몇 차례 정도 문자나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여사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부부싸움을 앞으로 많이 해야될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참모들을 통해 바가지 긁힘을 당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설에는 "언론에서 부추기는 것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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