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BC카드에서 독립한 지 3년여 만에 200만개 넘는 독자가맹점을 확보했다. 독자카드도 400만개를 돌파하면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독립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독립을 위해 많은 비용이 투입돼 독자노선으로 수익성장을 이끌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수는 200만개를 돌파했다. 2021년 12월 BC카드의 결제망을 사용하던 우리카드가 자체적으로 결제망을 깔고 가맹점을 모집한 지 2년여 만의 성과다. 우리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독자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했지만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부터 독자가맹점 모집을 시작했다. BC카드를 거치지 않고 우리카드가 홀로 발급하는 독자카드 좌수도 400만개를 넘어섰다.
우리카드는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독립을 진행 중이다. 국내 카드사의 가맹점 수는 290만개에서 300만개 정도로, 우리카드가 67% 가까이 따라잡았다.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 BC카드(약 340만개)와 비교해도 59%에 이르는 수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편의점·카페 등 주요 가맹점은 대부분 우리카드와 독자가맹점 계약을 맺었다.
우리카드는 영업센터를 동원한 투트랙 전략을 통해 독자가맹점 수를 늘렸다. 백화점 같은 대형 가맹점은 본사에서 직접 영업하고 본사가 일일이 접촉하기 어려운 중소형 가맹점은 지역에 있는 영업센터에서 계약을 성사시켰다. 현재 남은 90만~100만개 정도의 가맹점도 상당수 지역에 거점을 둔 중소형 가맹점으로, 우리카드는 이중 10만개의 가맹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걸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확보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처음 BC카드와 독립을 선언했을 때는 '저걸 해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성공적으로 독자노선을 위한 기반을 닦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단기간 많은 독자가맹점을 확보한 만큼 큰 비용이 투입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우리카드의 판매비와관리비는 독자가맹점을 모집하기 전인 2021년 3분기 1570억원에서 올해 3분기 2120억원으로 3년 새 35% 급증했다. 독자가맹점 계약업무를 맡은 영업사원의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판관비도 증가했다. 독자결제망을 까는데 들어간 전산구축비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는 전산구축비를 10년간 나눠서 인식하기로 했다.
비용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도 고꾸라졌다. 2021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50억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엔 1400억원으로 20% 감소했다. 1400억원도 대출채권 매각이익 746억원을 인식한 금액으로, 매매이익을 빼면 순이익이 1000억원 밑으로 내려앉는다. 올해 대부분의 카드사는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대출채권을 외부에 팔아넘겼다. 우리카드의 매각규모는 롯데카드(6041억원)·신한카드(5263억원) 다음으로 크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본사가 대형 가맹점 위주로 독자가맹점 계약을 진행하고 영업센터에선 중소형 가맹점을 커버하면서 가맹점 확보가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며 "330만개 가맹점을 100% 확보하는 건 어렵겠지만 국내 카드사의 평균 가맹점 수인 300만개 수준으로 가맹점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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