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창업→5조원 매출 눈앞 '셀트리온' 서정진 "이것 하지마"

머니투데이 남미래 기자 | 2024.11.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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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화상으로 기조연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남미래 기자
"창업의 길에 들어섰으면 포기하지 마십시오. 실패는 없습니다. 아직 성공하지 않은 것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2024'(정창경)에서 "창업을 시작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 3가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창경은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계승해 전국에 창업문화를 확산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하기 위한 실전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2012년 론칭 후 마이리얼트립, 클라썸, 두들린 등 다수의 유망 스타트업을 배출해왔다.

미국 출장 중인 서정진 회장은 화상미팅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의 창업기를 공유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등 항체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24년 전 45세의 나이에 5000만원을 갖고 직원 6명과 시작했다"며 "고령화 시대에 전 세계가 의료 재정 적자에 시달릴 것이 분명한데, 가장 비싼 약인 표적치료제의 특허가 종료돼도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계와 의학계가 모두 안 된다고 했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었다"며 "미국 FDA(식품의약국), 유럽 27개국 정부기관을 9년간 설득했다. 그 결과 2009년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2년 후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성장 과정을 '학년'에 비유했다. 사업가의 1학년은 창업해 회사가 망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단계, 2학년은 돈 벌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단계, 3학년은 버는 돈을 쓰는 단계, 4학년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단계, 5학년은 어떻게 떠날지를 생각하는 단계로 비유했다.

그는 "5학년에 접어든 지금은 어떻게 떠날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게 없다. 내가 남겨 놓은 회사가 더 큰 나무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내 나무 밑에서 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창업가가 '1호 영업사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름 전 미국에 와 필라델피아를 거쳐 맨하탄, 뉴저지 등을 갔고 내일은 LA로 간다"며 "하루에 미팅을 열 개 이상 하다보니 목이 다 쉴 정도다. 창업가가 먼저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가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로 포기하는 것,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 내 이익만 앞세우는 것을 꼽았다. 바꿔 말하면 포기하지 말고, 실패란 없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며, 나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창경 무대에 오른 창업가들에겐 "이 무대에서 누가 우승을 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같이 창업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힘을 받아 에너지 넘치는 내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총 상금 2억4000여만원이 걸린 올해 정창경은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주요 어록 중 '모험가'를 주제로 열렸다. 올해는 4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헬스케어, 모빌리티, 콘텐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선발됐다. '도전 트랙'의 예비 창업팀 20개팀, '성장 트랙'의 초기 스타트업 10개팀은 약 6개월간 사업 실행 단계를 거쳐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산나눔재단은 사무공간과 시드머니·전문가 컨설팅·멘토링 등을 지원했으며, 10월 중 심사를 진행해 데모데이에 오를 12개팀을 최종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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