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거듭난 엔비디아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던 AI 거품론이 가라앉으면서 엔비디아의 위상이 재확인된 결과다.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 출시로 지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총 1위를 수성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시총 1위 경쟁자인 애플의 경우 수익성 저하 우려가 제기되며 불안감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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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른 엔비디아, 애플과 격차 더 벌렸다━
2위 애플(3조3666억달러)이 약보합에 그치면서 엔비디아와 시총 격차는 2052억달러로 늘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일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에 오른 건 올해 6월18일 이후 두 번째다.
올해 엔비디아는 194% 올랐다. 지난해 239% 폭등하면서 올 초부터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상승세를 유지해 시총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시총 최상위권에 있는 애플(16%), 마이크로소프트(12%), 아마존(36%), 메타(62%) 등 상승률을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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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AI 거품론, 빅테크 AI가속기 투자 더 늘어난다━
엔비디아는 연내에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을 출시할 예정이다. 블랙웰은 기존 제품인 H100보다 AI 학습은 최대 4배, 추론은 30배 빠른 성능을 낸다. 최고 사양인 블랙웰 울트라에는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12단 HBM3E)가 8개 탑재된다. 설계 결함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음에도 블랙웰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초 CNBC와 인터뷰에서 "(블랙웰) 수요가 미쳤다. 계획대로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젠슨 황 등 엔비디아 경영진을 만난 뒤 블랙웰의 1년치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에 이어 2026년 '루빈'을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다만 블랙웰의 출시 시점이 또다시 지연될 경우 단기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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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재무 악영향 경고한 애플━
엔비디아의 시총 경쟁자인 애플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애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서 신제품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기술은 기존 제품을 대체할 수 있으며 매출 감소와 수익률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회사의 사업, 운영 결과 및 재무 상태에 실질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신제품이 기존 아이폰 시리즈만큼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애플이 신제품에 따른 재무 악화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악재에도 직면했다. 특히 구글의 검색 반독점 소송 패소로 애플이 수익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애플은 자사 웹브라우저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의 크롬으로 채택한 대가로 막대한 금액을 받아왔다. 2022년 받은 금액만 200억달러(28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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