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Inc는 6일(현지 시각) 개장 직전 김 의장이 보유한 주식 1500만주를 2025년 8월 29일까지 매각하고, 200만주를 자선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김 의장의 주식 매각은 이달 1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쿠팡 Inc 종가 기준(1주당 24달러)으로 환산하면 1500만주 전량 매도 시 3억6000만달러(약 5043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예상 기부액은 4800만달러(약 672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매도 주가를 특정할 수 없어 구체적인 매도 수익과 기부액은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주식 대량 매도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10.75% 하락했다.
쿠팡은 "김범석 창업자가 미국 증권거래법 '10b5-1' 규칙에서 지정한 증권거래위원회(SEC) 가이드라인과 쿠팡의 주식 거래 정책에 따라 몇 달 전에 '사전 주식 거래 계획'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10b5-1' 규칙에 따르면 기업의 임원과 이사 등이 중요한 미공개 정보가 없는 경우 사전 주식 거래 계획을 채택해 특정 조건 하에 확정된 주식 수량을 팔도록 허용한다. 김 의장의 이번 사전 주식거래 계획은 지난 8월 12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의 주식 매도 사유와 관련해 쿠팡은 "세금 의무를 포함한 상당한 재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실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식 거래 계획이 완료되면 2025년까지 추가 주식 거래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 계획이 현실화하면 김 의장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수 천억원대 상장 차익을 실현하게 될 전망이다. 쿠팡은 김 의장이 납부할 세금 규모와 주식 매도 수익의 활용 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쿠팡이 장기간 수조원대 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한 비전펀드의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됐다. 비전펀드는 현재까지 쿠팡에 약 34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현재 환율 기준 4조7600억원에 달한다.
비전펀드는 쿠팡 상장 6개월 만인 2021년 9월 쿠팡 주식 5700만주를 주당 29.685달러에 매각해 16억9000만달러(약 2조263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김 의장이 계획대로 보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경영권에도 큰 영향은 없다. 이는 쿠팡이 상장 당시 최대 주주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설정한 '차등의결권' 때문이다. 쿠팡 상장신고서에 따르면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보장된다. 김 의장의 지분율이 1.73%만 넘어도 50%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사이트 컴패니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쿠팡의 총 주식 수량은 17억8900만주에 달한다. 현재 김 의장의 보유 지분은 1억7480만2990주로 전체 주식의 9.77%로 추정된다. 김 의장이 앞으로 1700만주를 매각 또는 기부하면 보유 주식은 1억5780만2990주이며 지분율은 8.8%로 낮아진다. 하지만 의결권 기준으로는 종전 75.8%에서 73.7%로 약 2.1%포인트(p) 하락해 여전히 과반 의결권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지난해 창사 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은 올해 2분기와 3분기 잇따라 분기 매출 10조원대를 기록하며 국내 유통사 중 최초로 단일 기업 연매출 4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2250만명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 수가 약 34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3명 중 2명은 쿠팡을 이용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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