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에 강달러도 귀환…1400원선 넘나드는 환율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11.07 16:01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최헌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두드러졌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위협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효과에 따른 글로벌 강세는 단기적일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으로는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오후 3시 기준 104.93을 기록 중이다. 전날 야간 시간대 2% 가까이 오르며 105선을 돌파한 이후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을 넘나들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6.2원·오후3시30분) 대비 5.8원 오른 140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점차 상승 폭을 줄이면서 오후 3시30분 종가 1396.6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된 전날 야간 시간대부터 1400원선을 돌파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4월16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1400원선 아래로 조정됐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달러 가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될 것을 반영하면서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대표된다.


감세 정책에 따라 재정적자가 커지면 미국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 강세가 동반될 수 있다. 또 교역국의 통화가치 절하 압력과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와 맞물려 원화는 약세다. 3분기 GDP(국내총생산)이 0.2% 성장에 그친 데다 수출 불확실성 등으로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편적 관세가 실제로 도입되고 국내 무역수지가 약화된다면 원/달러 환율의 기존 전망치 상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2026년까지 금리인하가 이어지기 어려운 환경이 됐고 달러화 하단 지지요인은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의 경기상황과 통화정책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의 환율 상승세는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달러화 추가 강세가 제한될 수도 있다.

최 연구원은 "달러 전망의 기본이 되는 연준의 금리인하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달러 방향성 전망을 유지한다"며 "원/달러 환율은 올해 4분기를 고점으로 내년 말까지 하락하면서 1290원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와 감세를 앞세운 트럼프 공약은 미국채 금리 상승을 자극하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어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에 노출돼있다"면서도 "트럼프발 불안요인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환율은 현수준을 고점으로 연말로 갈수록 1350원 전후로 완만히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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