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회견에 친윤 "진솔" 친한 "공감 부족"...野 "특검 관철"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안재용 기자, 정경훈 기자, 김도현 기자, 오문영 기자, 이승주 기자 | 2024.11.07 17:13

[the300](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최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1.07. /사진=뉴시스

7일 윤석열 대통령이 140분간 진행한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놓고 여당과 야당, 여당 내에서도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와 친한(친 한동훈 대표)계가 서로 다른 반응을 내놨다.

친윤계는 "현안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했다"고 옹호한 반면 친한계는 실망감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역대 최악"이라며 한층 더 강화한 대여 공세를 예고했다. 야당은 오는 14일 윤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특검법(특별검사임명법안) 관철과 더불어 공천개입 논란의 중심인물 명태균씨의 추가 통화녹음 공개 계획도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하셨다"며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쇄신 의지와 당정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적쇄신도 적절한 시점에 하실 것으로 말씀하셨다"고 했다.

여당 내 친윤계로 분류되는 유상범 의원도 "대통령이 그동안 국민들에게 여러가지 논란이 된 점에 대해 아주 진솔하고 진지한 사과를 하신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각종 사안에 대해 정치적 동기를 떠나서,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말씀하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했던 솔직한 면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회견에서 위헌성을 재차 강조하며 거부의사를 밝힌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기존 두 차례 특검법에 대해서도 당 차원에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했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이번 특검법은 기존의 특검에 위헌성 더한 특검법으로 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주로 통과된다면 다시 한 번 대통령께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요청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후 특검법 재의 안건에서 이탈표 가능성에 대해 "당내 의원들의 생각이 다양할 수 있지만 대체적인 의원들의 (대통령 회견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그 부분(이탈표)에 관해서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친한계는 대체로 말을 아끼는 가운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에 실패한 만큼 향후 김건희 특검법 방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친한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안 하느니만 못한 회견이었다"며 "대통령의 공감능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내용이 알맹이가 없는 속 빈 강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서 더 탄력을 받을지 묻는 질문엔 "대통령실에 기대할 게 없잖나. 여러 상황 변화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김 여사 문제에 사과한 것까진 좋았는데 '부부싸움을 더 해야겠다' 정도론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김 여사가 별도의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대해서도 '이미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는 사족을 붙이지 말고 중단하겠다, 내조만 하겠다고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를 벗어나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아직 회견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가 오늘 입장을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입장 표명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4.11.07. /사진=뉴시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공개된 의혹에 대해 거짓말로 일관하고, 국정농단 의혹 등에 대한 재방방지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아내(김 여사)가 개인 핸드폰으로 지지자에게 '고맙다'는 답장을 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국정개입의 정황이라는 주장도 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통화육성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공천개입, 공천거래 사실을 뻔뻔하게 부인하고,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어물쩍 넘어갔다"며 "앞으로 부부싸움을 많이 하겠다는 말밖에 남지 않은 역사상 최악의 담화였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은 특히 김건희 특검법이 헌법에 반한다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했다"며 "특검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면 정작 왜 윤 대통령 본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특검에 참여했나. 죄를 지은 게 많아서 특검을 거부하는 것으로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획대로 11월 내 김 여사 특검법을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윤 대통령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과 정당성은 명확하게 확인됐다"며 "민주당은 반드시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도 적극 협조하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등 원내지도부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2024.11.07./사진=뉴시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회견은 국정 마비의 확인 사살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정농단 비판은 국어를 모르는 국민 탓, 특검 요구는 헌법을 모르는 야당 탓, 해법은 부부싸움과 휴대폰 교체였다"며 "어제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당선자의 정책을 무시한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 세계 각국이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우려했다는 등의 발언도 윤 대통령의 존재와 언행이 국익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추가 녹취록 공개도 예고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미 공개했던 녹취록을 통해 윤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말임이 입증이 됐다고 본다. 무엇을 더 입증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하고 있고,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SNS(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V0 '김건희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V1의 결사적 노력을 보았다"며 "윤석열은 사실인정도, 진솔한 반성도 하지 않고, 되려 국민을 꾸짖었다"며 "대통령 자리에 더 앉아있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리에 앉아서 연설하는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최초"라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렇게 앉아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대통령이 또 있었는지 제보받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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