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대 대통령이자 47대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1946년생)가 2019년 재임 시절 한국과 방위비 협상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던진 허풍이다. 협상 분위기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소환한 어릴 적 아버지와의 추억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언급됐던 일화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더릭 트럼프는 뉴욕 최대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그는 뉴욕 외곽 퀸스와 브루클린 아파트를 돌며 월세를 받을 때 어린 트럼프를 데리고 다녔다. 나중에는 아들 혼자 월세를 받게 시켰다. 아버지 건물 월세 수금이 10대 시절 트럼프의 첫 아르바이트였던 셈이다. 그는 훗날 자서전 '거래의 기술'에서 아버지로부터 "월세 낼 능력이 없는 나쁜 세입자는 내보내는 게 이득이다" 등 가차 없는 사업 교육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트럼프는 연예 쪽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그는 1996년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미스 틴 USA 등 미인 대회 지분을 사들여 2015년까지 운영했다. 2017년까지 '트럼프 모델 매니지먼트'라는 모델 에이전시도 소유했었다. 공동 제작한 NBC방송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수습생)'에서는 진행을 맡아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타고난 '쇼맨'의 자질을 드러냈다.
첫 임기 당시 트럼프는 정책 전반에 걸쳐 사업가적 사고방식을 드러냈다. 우선 세금을 줄여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는 전형적인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취했다. 2017년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을 통과시켜 개인 소득세와 법인세를 낮췄다. 또 정부 규제를 기업 성장의 장애물로 간주해 환경 보호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은행과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줄였다. 외교 정책에서도 전통적인 외교관이 아닌 거래적 관점을 반영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대표적인 예다.
1기 시절 트럼프는 역대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갤럽 조사에서 그의 4년 임기 평균 지지율은 41%로 1938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았다. 재임 이후 발표되는 미국 정치·역사학자들이 매긴 역대 대통령 순위에서도 꼴찌를 거의 독점해왔다. 하지만 대중의 생각은 달라졌고, 그는 전국 총투표에서도 절반을 넘기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벌써 트럼프 2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역사가 트럼프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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