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돈빌리기 갈수록 어려운 중소기업…80%는 담보·보증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4.11.07 13:27

김기문 "은행 상생문화 만들어달라"...이복현 "기업 미래 감안한 대출 늘리겠다"

앞줄 왼쪽 2번째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가 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은행권 인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중소기업인들은 은행들의 상생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요청했고 이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담보·보증 없이도 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게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인사말에서 이 원장이 지난해 "여러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인에 금융권이 비올 때 우산 뺏기 식으로 대응하면 안된다"고 말한 점을 거론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전한 예금·대출 금리차 개선 △부동산 PF에서 하도급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연대보증 제도 개선 △금융권의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건의했다.

이어 중기중앙회장으로서의 직전 임기에서 은행들의 '꺾기 관행'을 금감원과 개선한 점을 떠올려 "중기중앙회와 금감원의 협력채널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꺾기란 은행들이 대출을 조건으로 중소기업에 예적금, 보험, 펀드 등의 상품 가입을 강요하던 관행을 말한다.

이 원장은 가계, 부동산 대출은 늘어나지만 기업들을 위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금융은 담보와 보증에 의존한다며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울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전체 대출에서 담보·보증 대출의 비중은 2015년 66.7%에서 올 9월 기준 80.7%로 늘었다.


이 원장은 "금융권이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여신심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일시적인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이 은행의 자체 채무 조정 등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개인사업자 '리스타트 대출' 등 지원상품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거론해 "해당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도 성장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상장 중소기업인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를 기원한다"며 "이날 전달받은 건의사항도 꼼꼼히 검토하고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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