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사이드' 기시감을 뚫어내는 배우들의 연기력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11.07 11:33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강남과 마약. 이제는 클리셰처럼 따라붙는 단어다. 여기에 부패한 조직과 정의로운 개인이라는 향신료를 첨가하면 익숙한 작품이 뚝딱 완성된다. '강남 비-사이드'가 이 사실을 몰랐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이를 타파하기 위한 무기 또한 준비했어야 한다. '강남 비-사이드'가 내세운 무기는 결국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강남 비-사이드'(연출 박누리·극본 주원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다.


경찰대 출신 엘리트에서 하루아침에 좌천당한 형사 강동우 역에는 조우진, 강남 일대를 휘어잡고 있는 의문의 브로커 윤길호는 지창욱, 지방 국립대 출신으로 연줄 하나 없는 검찰청에서 승진만을 위해 직진해 온 평검사 민서진은 하윤경이 맡았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클럽 에이스 재희 역은 김형서가 맡았다.


지난 6일 마침내 모습을 비춘 '강남 비-사이드'의 첫인상은 익숙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됐던 '최악의 악'과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강남과 마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라는 점이 그렇다. 마약이라는 소재는 최근 많은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여기에 '강남 비-사이드'와 '최악의 악'은 강남이라는 동일한 지리적 배경까지 내세웠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주요 배우진도 겹친다. 극을 이끌어가는 지창욱과 김형서는 모두 '최악의 악'에 출연했다. 여기에 임성재, 정만식, 지승현 등 주인공을 받쳐주는 인물들 중에서도 '최악의 악'에서 모습을 비췄던 인물이 많다. 물론, 각자가 맡은 캐릭터나 인물들 사이의 관계성에서는 변화가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같은 플랫폼에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을 보고 있으면 기시감을 느낄 확률이 분명 존재한다.


결국, 이 기시감을 해결하는 것이 '강남 비-사이드'가 가진 가장 큰 숙제다. 다행히 초반의 판은 잘 깔아놨다. 언더커버가 주를 이룬 '최악의 악'과 달리 '강남 비-사이드'는 강동우, 윤길호, 민서진의 공조 수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 명확한 빌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강남 비-사이드'만의 특징이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토리를 살펴보면 묵직해 보였으면 좋겠다는 박누리 감독의 말에 18kg을 증량한 조우진, 강렬한 비주얼 변신을 보여준 지창욱, 마찬가지로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냉정한 모습을 보여준 하윤경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하나의 사건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이 달려가는 사건은 클럽을 배경으로 한 VIP 고객들의 권력형 비리다. 강남 클럽 은밀한 곳에서 펼쳐지는 마약 파티, 경찰과 검찰이 모두 얽힌 거대한 악의 조직, 마약 유통을 원하는 유명 연예인 등 '강남 비-사이드'를 보고 있으면 얼핏 실제 사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비슷하게 담아내지는 않았다.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일 수도 있는 장면 역시 과감하게 생략했다. 적나라하지 않은 연출은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하며 작품을 계속 감상하게 만들어준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생략된 부분을 채워주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조우진은 풍채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넉살 좋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동시에 형사와 아버지의 역할을 동시에 해내려는 욕심에서 오는 고뇌까지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지창욱은 멜로 눈빛을 빼고 날 것의 윤길호를 거침없이 구현하고 있다. 두 사람의 화려한 액션은 덤이다. 필요한 행동만 취하는 조우진의 깔끔한 액션과 무자비하게 휘몰아치는 지창욱의 액션은 서로 대비를 이루며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캐릭터들의 얽히고설킨 서사 역시 기대를 모은다. 딸 예서의 절친인 재희가 얽힌 이번 사건은 강동우가 형사와 아빠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기회다. 재희와 윤길호의 관계 역시 단순히 포주와 에이스 그 이상의 분위기띠고 있다. 평검사 민서진은 아직 다른 캐릭터들과의 접점이 도드라지지 않지만, 추후 새로운 서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힘을 내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앞서 말한 기시감을 지워내는 것이다. 남은 회차에서 '강남 비-사이드'가 자신들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남 비-사이드'는 매주 수요일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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