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전 7시59분부터 약 12분간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갖고 이른 시일 내 만나 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앞으로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이어가자"고 말했고 트럼프 당선인도 흔쾌히 "한미간 좋은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길 원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바라보는 정부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해 온 정책 기조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정부 콘트롤타워로 해 선제적이고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야간거래에서 약 7개월만에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확장재정 및 감세 공약 등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하면 글로벌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단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탓이다.
8년 전 트럼프 당선 때도 비슷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2016년 11월9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5원 오른 1149.5원에 마감했다. 당시 장중 저점(1129.0원)과 고점(1157.3원)의 차이가 30원에 육박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무엇보다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수출 타격 우려가 깊다. 트럼프가 공약한 10~20%의 보편적 기본관세 등은 정부가 마땅히 대응할 수단조차 없는 조치다. 수출 주도 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 성장경로에 커다란 암초가 나타난 것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지난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1억2000만달러다. 9월 기준 역대 3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특히 올해 9월까지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834억1000만달러) 대비 14% 증가한 95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실적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을 강화시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통상 △산업 등 특히 외부 영향이 큰 3대 분야의 경우 각각 별도 회의체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외환시장 분야는 '거시경제금융회의', 통상 분야는 '글로벌 통상전략회의', 산업 분야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서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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