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해외 인프라·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효과를 극대화 시킨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첫 해외 진출에 안착한 스탠드오일이다. 스탠드오일은 일상에서 늘 함께 할 수 있는 데일리백을 키워드로 라이프 스타일에 즐거움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회사다.
고전적인 형태에 기반한 타임리스(영원히 지속되는 가치), 미니멀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시즌마다 트렌드를 접목해 스탠드오일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다. 비동물성 가죽인 비건 레더 사용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고민한다.
스탠드오일은 지난 7월에 무신사의 2025년 봄·여름 도쿄 쇼룸을 통해 일본에 있는 주요 백화점과 편집샵 등 19곳에서 상품 주문을 받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하면 주문 물량이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근 K-드라마·K-POP의 인기로 K패션, 브랜드 등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쉬운 접근성으로 패션 품목의 해외진출이 유리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에게 해외 진출이 쉬운 건 아니다. K패션 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신뢰도 등의 이유로 판로개척이 어려워서다.
또 패션 전문 홍보·마케팅 및 수출 관련 업무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해외진출에 대한 비용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K패션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을 주저하는 이유다.
따라서 대형 유통망 입점이나 유통 머천다이저(MD)를 통한 중소기업 상품 컨설팅 등 현지 유통망과 연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탠드오일 역시 일본 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하는 길이 수월하진 않았다. 이같이 해외 진출의 꿈과 현실의 괴리에서 버거울 때 손을 내민 곳이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상생협력재단)이었다.
중기부와 상생협력재단이 시행하는 대중소기업동반진출지원사업이 일본 진출의 마중물이 된 셈이다.
이 사업은 이미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제품을 해외에 선보일 수 있게 돕는 동반진출 사업이다. 이 지원사업에 선뜻 나선 것은 무신사다.
K패션 수요가 증가하는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무신사가 기존에 갖춰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중소 브랜드인 스탠드오일의 일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무신사는 스탠드오일을 포함 여러개 브랜드와 협업해 진출도 도왔다.
특히 무신사는 우선 일본 최대 온라인 패션 사이트 '조조타운'과 협업해 온라인 팝업도 개최했다.
아울러 무신사와 협업 관계인 일본 주요 쇼핑몰, 백화점 등에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도 열고 영업 전문 직원을 배치해 매출을 높이도록 도왔다.
현지 인플루언서나 모델과 브랜드 화보를 촬영하고 구글,야후 등 일본 소비자들의 활용도가 높은 매체에 제품 광고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일본 전국 편집샵의 바이어 100팀 이상을 초청해 공동 수주회 개최, 바이어 협상 지원,무신사 자체 기획 '몬스터세일'을 통해 브랜드의 온라인 매출 확보 기회도 제공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를 통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브랜드가 다른 국가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와 협력재단은 이같은 동반진출 사업을 통해 올해에만 168억여원을 투입해 1100개사 지원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3년간은 정부예산 총 530억3700만원을 투입했고 중소기업 3649개가 참여했다. 수출실적만 6986억원의 성과를 냈다. 이는 예산 투입대비 약 13.2배에 이르는 수치다.
2021년∼2023년도 지원 중소기업 3649개사 중 1078개사(약 29.5%)가 내수 중심의 기업에 해당됐으나 이 동반진출 사업 지원을 통해 총 272개사의 수출기업 전환에 기여(약 25%)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머니투데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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