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국내증시가 부진했던건 트럼프 1기시절 겪었던 무역분쟁의 기억이 투자자에게 학습된 무력감을 줬기 때문"이라며 "레드스윕 구도 가능성이 높은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1월에 취임하면 관세 부과 등의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무역분쟁이 본격적으로 발발한 뒤 중간재를 중심으로 수출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증시는 20%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올해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무역분쟁이 재개되면 국내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2018년보다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는게 한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미국으로 하여금 프렌드쇼어링(우호국 내 생산) 등 다른 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만들었는데 이런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트럼프 2기에서도 바통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게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사실상 종료됐지만 트럼프 2기 내각이 공식 출범해 실제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시장 내 불확실성이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보인다는 가정하에 AI, 바이오, 방산과 같이 향후 성장성이 높으면서도 대선 이후 정책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도 AI에 대한 투자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IT, 전문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를 채택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주도 초과수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4%대 중반까지 급등했지만 현재 금리 레벨은 오버슈팅 구간이며 향후 기준금리도 인하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주들의 금리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은 가중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바이오주는 이익 모멘텀도 개선되고 있는만큼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방산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구조적 변화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도록 압박을 가한 바 있다. 이외에도 밸류업 관련주는 방어적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아볼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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