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금융시장 침투력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이들을 겨냥해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요즘 10대'는 직접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등 주도적으로 금융생활을 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mini의 '기록통장withMMA(멜론뮤직어워즈)'가 출시 4일 만에 저축 총액 2억원을 돌파했다. '기록통장withMMA'는 카카오뱅크와 음악 플랫폼 '멜론(melon)'의 제휴 상품으로 지난 4일부터 3주간 한정판매하는 상품이다.
이번 상품의 흥행 배경에는 10대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기록통장은 응원하는 연예인의 활동을 기록하고 원하는 만큼 소액도 저축할 수 있어 10대 사이에서 '최애 적금'으로도 불린다. 이번에는 추첨을 통해 유명 가수들이 오는 MMA 티켓을 준다는 소식에 커뮤니티에서 입소문도 탔다.
카카오뱅크mini는 누적 고객 240만명을 달성한 청소년 대표 금융 앱이다. 여러 인기 브랜드와의 제휴·할인으로 10대 '취향저격'에 성공했다. 청소년 전용 카드 '카카오뱅크mini카드' 결제액도 2022년 1~3분기 9412억원에서 올해는 같은 기간 1조5600억원까지 늘었다. 청소년 고객의 급증에 카카오뱅크 전체 고객에서 10대 비중은 25%가 넘는다.
이처럼 10대가 주도적인 금융생활을 시작하면서 은행권은 '미래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느라 분주하다. 이미 유년기부터 디지털 기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앱을 통한 접근성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둔다. 부가 혜택이나 이벤트 등 홍보 방식도 다양하다.
다른 은행들도 청소년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9월 '아이부자' 앱 서포터즈 발대식을 열고 서비스 개선 방안 관련 의견을 듣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NH올원뱅크 틴즈'의 첫 선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리틀 신한 케어' △우리은행은 '우리틴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10대의 취향에 맞춘 행사·이벤트도 다양해졌다. e스포츠 'LCK(LoL·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메인스폰서인 우리은행은 전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고등LoL 리그'를 연다. '우리틴틴' 청소년 고객 10만명에게 11~12월 교통비도 최대 2만원 지원한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청소년의 건강한 금융생활을 장려하기 위한 사회공헌도 함께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2년부터 어린이 금융교실을 열어 지금까지 약 2만명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국민은행은 금융에 국한하지 않고 초·중·고등학교별로 학습·진로 상담도 지원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10대들은 '엄카(엄마카드)'보다 '개카(개인카드)'를, 저금통보다 앱으로 저축하는 금융생활에 충분히 익숙한 세대"라며 "예전처럼 우대이율 같은 상품보다는 할인이나 이벤트같이 즉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점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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