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주자 트럼프는 러스트벨트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에서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며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들 3곳은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선택했고, 이들 3개 주에서 승리한 후보는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을 위해 잡아야 했던 곳이다.
현지 언론은 투표 전날까지 러스트벨트에서 1% 안팎의 초박빙 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투표함을 열자 트럼프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개표율 95% 기준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는 51%를 득표하며 이들 지역 중에서 가장 먼저 승리를 확정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 19명이 배정된 가장 중요한 경합주였다.
NYT 집계 한국시간 6일 오후 7시30분 기준 위스콘신(개표율 94%)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51%)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7.6%)을 3.4%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미시간(개표율 95%)에서도 2%포인트(트럼프 50.1%, 해리스 48.1%) 차이로 우위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시간 기준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주목받았던 7대 경합주 모든 곳에서 승리를 확정했거나 승리할 전망이다. 해리스가 이기기는 했지만 경합주로 분류되지 않았던 버지니아에서는 개표 중반까지 트럼프가 앞섰고, 최종 결과는 5%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8년 전 대선과 달리 트럼프는 전국 득표 수에서도 앞섰다.
이변을 이끈 러스트벨트의 '변심'은 사전투표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의 사전투표는 179만표가량 되는데 이중 민주당원이 55.7%, 공화당원이 32.8%로 집계됐다. 2020년엔 사전투표자 60%가 민주당, 32%가 공화당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민주당원 참여는 줄고 공화당원 참여 비중이 늘었다.
러스트벨트는 특히 경제 문제에 민감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국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있었지만 펜실베이니아의 식료품 가격 인상 속도는 다른 주보다 두드러졌다.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 조나단 핸슨은 "이곳의 유권자는 인플레이션에 좌절감을 느끼고,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하위 중산층이나 노동 계층이 많다"고 짚었다.
미시간은 아랍계 미국인 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20년 바이든의 당선을 도운 미시간이지만,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가자 전쟁이 발발한 뒤부턴 민주당에 냉담해졌다. 트럼프가 관세 인상 등을 강력히 주장하며 2016년에 이어 또다시 보호무역주의로 러스트벨트와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한 점도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제조 등 2차산업 중심 도시였던 블루윌 유권자들은 침체한 경제에 실망하고 지쳐있었는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찾아온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인상을 견디기 어려워했다는 평가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선거 다음 날 새벽까지 개표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선전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2020년 대선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AP통신이 개표가 95% 이상 완료됐다고 파악한 1300여개 카운티 중 9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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