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 행정부…"美 R&D 투자 줄고 혁신은 지체될 것"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 2024.11.06 17:36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 연단에 올라 춤추고 있다. 2024.11.06. /사진=뉴시스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R&D 투자가 감소하고 혁신이 지체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한국 과학기술 R&D(연구·개발)가 이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6일 '과학기술정책 브리프 38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당선될 경우 한국이 마주하게 될 과학 기술혁신의 위기와 기회를 조망했다.

조원선 미래전략연구단 부연구위원은 "다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한 거래의 달인으로, 과거에 어떻게 해왔는지보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능동적 대응을 위한 생존 기술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미국에서 R&D 투자가 줄고 혁신은 지체될 것으로 봤다. R&D 자금 확대에 부정적이었던 지난 집권 당시 기조가 이어진다면 이번에도 정부 R&D 예산을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중(對中) 전략 경쟁이 심화하며 동북아 역내 군사 충돌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트럼프 정부가 동북아를 포함한 대부분 외교 문제에 있어 고립주의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힘의 논리'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6. /사진=뉴시스

다만 이같은 변화는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이 중국산 필수품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자동차 관세를 200%까지 부과하며 한층 강경해진 대중 정책을 펼칠 경우,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이런 흐름이 한국 제조업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제조업 초강대국 실현'을 목표로 할 때, 한국이 제조업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과 '프렌드 쇼어링(동맹·우방국이 공급망을 구축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연출해 AI(인공지능), 양자, 우주 상업화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수 인재 정책도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자 이슈에 닫힌 태도를 갖고 있지만 '합법적 이민', '능력에 기반을 둔 이민' 정책의 합리성이 설득될 경우, 우수 인재 유입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반사이익'도 예상됐다. 연구팀은 "닫힌 이민 정책으로 미국 연구 환경이 가진 매력이 감소할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때 빠져나올 인재를 한국이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인센티브 정책 준비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익 R&D혁신연구단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대외기술전략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반도체 기술에서 방위비 분담금까지 모든 협상 수단을 비장의 카드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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