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히스패닉, 견고한 유리천장…힐러리 길 걷는 해리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11.06 18:18

[미국 대선] 흑인·히스패닉 지지율 4년 전 바이든보다 낮아…경제가 판가름

6일(현지시각)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인 워싱턴 소재 하워드 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 개표 시청 행사장에 지지자들이 떠난 후 쓰레기만 남아 있다. /AP=뉴시스
6일 새벽(현지시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전철을 밟게 됐다. 유리천장은 견고했고 같은 유색인종이지만 히스패닉계 상당수가 트럼프로 향했다.

이날 AP 보트캐스트(전국 11만5000명 유권자 대상)의 예비 데이터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변화를 일찌감치 포착, 이들 유권자층이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4년 전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해리스 지지도가 소폭 낮아진 것. 흑인유권자 10명 중 8명이 해리스를 지지했는데 이는 바이든을 지지했던 10명 중 9명에서 감소한 수치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해리스를 지지했지만 2020년 바이든을 지지했던 10명 중 6명에서 역시 감소했다. 반면, 이 그룹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2020년 대비 소폭 늘었다.

전체 미국 유권자와 마찬가지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였다. 퓨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히스패닉 등록 유권자의 무려 85%가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꼽았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0월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실업률은 5.1%로 전국 평균 4.1%보다 상당히 높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9월 18일(현지시각)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의회 히스패닉 코커스 연구소(CHCI)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주민에 대해) '대량 추방'과 '대량 구금 캠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AP=뉴시스
이 같은 히스패닉계의 인식은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판세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UCLA 라틴계 정책 및 정치 연구소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는 투표 자격을 갖춘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약 6%를 차지하고 이들의 노동력 참여율도 가장 높지만 소득은 훨씬 낮다. 퓨리서치는 의료, 폭력 범죄, 총기 정책, 이민이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주요 이슈라고 짚었다. 이주민은 일반적으로 기존 토착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지만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민자의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이민자 문제에 특히 예민하다는 뜻이다.

해리스가 여성 후보라고 해서 여성 표가 특별히 해리스에게 더 향하지도 않았다. 여성의 약 절반이 해리스를 지지했고 남성의 약 절반이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이는 2020년 바이든과 트럼프 대결 당시 바이든의 지지율과 큰 차이가 없다.


해리스 지지 유권자의 약 3분의 2가 민주주의를 투표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은 반면 트럼프 지지 유권자들은 경제와 이민에 더 큰 동기를 부여했다. 트럼프 지지자 약 절반이 경제와 일자리를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고 약 3분의 1은 이민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30세 미만의 젊은 유권자층도 4년 전보다 트럼프에 기울었다. 이들 유권자 중 약 절반이 해리스를 지지했지만, 이는 4년 전 이들의 약 60%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데 비하면 적다. 반면 10명 중 4명이 조금 넘는 젊은층이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이는 2020년의 약 3분의 1 대비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뉴욕타임스/시에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젊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층 특히 젊은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트럼프에 대한 선입견이 없고 오히려 재미있어 하는 경향이 짙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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