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였다"…트럼프가 승리한 6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4.11.06 18:13

[미국 대선] 고물가·고금리에 등 돌린 유권자들…노련한 트럼프에 기대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2024.07.14.
'노련한 정치인이자 사업가, 경제는 살리고 전쟁은 끝낼 것 만 같은 능력자, 미국밖에 모르는 바보, 총 맞고도 살아남은 불사조' vs '만 78세 고령, 4건의 형사 기소, 막말과 거짓말, 행정·외교 폭주 기관차'.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쥔 건 정치인으로서 쌓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현지 일부 언론들의 '미국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잇단 혹평에도 당당히 백악관 재입성을 예약한 트럼프의 승리 요인들을 짚어봤다.



"문제는 경제야, 미국부터 잘 살자"


트럼프가 승리한 또 다른 이유로는 2016년 대통령 당선 때부터 내세웠던 자국 우선주의가 있다. 국경에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을 뿌리 뽑겠다는 정책도 호응을 얻었다. 사진은 철조망을 뚫고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 /AP=뉴시스
미국인들이 앞으로 4년을 이끌 새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경제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고금리 등으로 먹고 살기 퍽퍽해졌다는 곳곳의 호소가 조 바이든 정권 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다.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졌던 러스트벨트(북·동부 공업지대)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표를 몰아준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가 승리한 또 다른 이유로는 2016년 대통령 당선 때부터 내세웠던 자국 우선주의가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는 정치 구호가 이번엔 보수 진영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에도 먹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관세를 높여 중국과 유럽을 옥죄고, 해외 기업들에게 약속했던 반도체·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공약 등이 무당층 유권자들을 대거 흡수했다. 국경에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을 뿌리 뽑겠다는 정책도 호응을 얻었다.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노련한 정치인으로 인식하는 것도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 됐다. 특히 트럼프가 새 대통령이 되면 조 바이든 정부가 수년째 해결하지 못하고 끌려다닌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을 해결하고, 중국과의 파워게임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샤이 트럼프, 히든 해리스보다 많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드러내지 않은 트럼프 지지자)'는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트럼프의 3번째 대선 도전인 만큼 '샤이 트럼프'가 더 남았을까 싶었지만 여론조사에서 잡아내지 못한 숨은 지지세력은 여전히 많았다. /로이터=뉴스1
이번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드러내지 않은 트럼프 지지자)'는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번 선거 직전까지도 누가 승리할지 장담하지 못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샤이 트럼프'가 '히든 해리스'를 압도했다. 트럼프의 3번째 대선 도전인 만큼 '샤이 트럼프'가 더 남았을까 싶었지만 여론조사에서 잡아내지 못한 숨은 지지세력은 여전히 많았다.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부적절한 언행에 관대한 것도 한몫 했다. 트럼프의 막말과 거짓말, 각종 사법리스크 등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이 관련 이슈에 무뎌졌고 자칫 선거의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었던 부분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트럼프 1기 집권 초반이던 2017년 '러시아 스캔들' 등이 터지며 트럼프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35%까지 추락했던 사실도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여성 대통령' 상상 못하는 미국인들


[시카고=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S) 첫날 대선 훕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2024.08.20.
여성 후보와의 대결도 트럼프에 유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차례 대선 도전에서 2차례 이겼는데 모두 여성 후보(2016년 힐러리 클린턴·2024년 해리스)와의 경쟁에서였다. 이는 미국이 민주주의의 상징인 국가지만 유권자들은 아직도 여성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 돼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의 승리 요인으로 미국의 많은 유권자들이 대통령 집무실에 여성이 앉아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점을 꼽았다. 흑인 남성들이 엘리트 흑인 여성 해리스 후보에 등을 돌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반면 흑인 여성 최초로 대권에 도전했던 해리스는 미국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됐다. 바이든의 재선 포기로 지난 7월 중순 갑작스럽게 민주당 후보로 등판해 대선을 준비할 기간이 부족했다. 4년간 부통령으로서 존재감 부족했던 점,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점 등도 해리스의 패배 요인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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