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폰 개통 사기 우후죽순...KT, 온라인 유심 개통 "상담사 거쳐야"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 2024.11.07 07:00
/사진=KT닷컴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휴대폰 비대면 개통 관련 사기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통사도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자사 공식 온라인샵 'KT닷컴'에 "KT닷컴에서의 일부 개통을 제한한다"며 "일부 불·편법 영업 행위로 인한 개인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유심·e심 개통 상담 절차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자급제폰에 유심·e심 개통을 신청하면 상담사가 신청서를 먼저 확인한 후, 고객에게 개통 관련 연락을 완료해야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다. 기존에는 상담사 연결 없이 온라인·앱으로 셀프 개통할 수 있었지만, 개인 신분 확인을 강화하기 위해 상담사와 소통 절차가 추가됐다. 온라인 개통이 어려운 경우 가까운 KT 오프라인 매장 방문 후 개통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급증한 비대면 개통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39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3% 늘었다. 휴대폰 사기 개통 유도(191건)가 가장 많았고, 명의도용 통신서비스 무단 개통(91건)이 뒤이었다. 비대면 휴대폰 개통 관련 사기가 전체 통신분쟁조정 신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알뜰폰에서 보안·개인정보 수집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명의 도용·대포폰·소액 결제 유도 스팸 등 문제가 급증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올해 알뜰폰 업체의 보안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알뜰폰을 중심으로 비대면 가입 시 신분증을 도용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서 타인 명의로 휴대폰을 부정 개통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도 했다.

KT의 개통 제한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알뜰폰 사업자뿐만 아니라 대형 사업자도 불법 개통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정부의 규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사업자 스스로 고객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KT는 최근 3년간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통신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회사이기도 해서, 추가 피해·분쟁을 막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는 KT를 시작으로 곧 SK텔레콤LG유플러스도 이같은 조치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쟁이 치열한 이통3사 특성상 한 곳이 시작하면 다른 곳도 고객 혜택을 위해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풍선효과 방지를 위해서라도 자급제 단말 비대면 유심 개통하는 모든 사업자가 동참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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