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개발비 날리나..AI디지털교과서 이의신청 불승인에 업계 '당혹'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24.11.05 17:18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내년 학교 현장 도입을 앞두고 진행 중인 AI(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 1차 검정심사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이의신청이 단한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서 업체들은 내년에도 추가 과목 개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5일 교과서 업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AI디지털교과서 1차 검정심사 결과에 대해 교과서 업체들의 이의신청을 받았지만 승인해주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초등수학 3~4학년 부문에는 11개사 중 2개사가, 정보 과목은 중학교에 13개사, 고등학교에 10개사가 출원했으나 중·고등 각각 2개사만 최종 합격 여부를 기다리게 됐다.

교과서 업체들은 AI디지털교과서 개발이 올해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해 심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이하 창의재단)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융통성을 발휘해주길 기대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최종 불합격한 업체들은 과목당 개발비와 인건비로 사용한 수십억원이 날라가는 셈이다. 특히 스마트러닝의 강자이자 초등학교 검정교과서 상위업체인 I사, 교과서 발행부수 1위인 M사까지 최종 불합격되면서 당혹스런 모습이다.

여기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2026년 이후 AI디지털교과서 (도입) 교과목은 전문가 검토와 시·도교육청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향후 AI디지털교과서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교육부는 당초 2026년에는 국어와 사회, 과학, 기술·가정, 2027년에는 역사, 2028년에는 고등학교 공통 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에 AI 디지털교과서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전날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선생님들이 실습, 연수를 할 수 있는 기간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교과서업체 관계자는 "합격률도 낮고, 도입까지 미뤄진다면 전과목을 개발하려던 당초 사업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일부 과목은 관련 IT(정보기술)인력을 재배치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을 위해 교육청에 지시한 AI디지털교과서 가격 가이드라인도 논란이 되고 있다. AI디지털교과서 실제 가격은 이달 말 최종 합격이 결정된 뒤 협상을 통해 12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교육부가 책정한 AI디지털교과서 예산은 대략 1과목당 3만7500원이다.

이는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가 추정한 평균 연간 구독료 6만원(월 5000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AI디지털교과서는 개발비가 높아 과목당 10만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또 다른 교과서업체 관계자는 "희망 가격을 교육부에 미리 제출하긴 했지만 과목당 5만원 이하로 낸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학령인구도 줄고 있어 본 사업에서도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AI디지털교과서까지 개발하는 것은 사업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위 교육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5% 남짓에 불과하다.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도 적지 않다. 교과서업체 중 상장사인 비상교육은 올 상반기에 500만원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를 기록했다. 학습지 눈높이를 운영하는 대교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교는 올해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서책형 교과서와 AI디지털교과서 검인정 심사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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