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4% 밑으로 떨어졌다. 저축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새마을금고도 최고금리가 3.9%로 내려갔다. 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2금융권이 더 낮은 금리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59%다. 지난달초 3.70%에서 한달 만에 0.11%포인트(P) 내려갔다.
현재 나와 있는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중 최고금리는 4.05%로, 4%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4% 이상의 금리를 내건 곳은 애큐온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처음만난예금' 고객에게 1000만원 이하 예치금까지 기본 3.65%의 금리를 제공하는데 첫거래 고객일 경우 0.3%P 우대금리를 준다. 개인정보 마케팅에 동의해도 0.1%P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4%대 금리가 사라진 것도 불과 한달 만이다. 지난달초만 해도 스타·바로·더블·상상인플러스 등 13개 저축은행의 24개 상품이 4%대 금리를 유지했다. 최고금리도 4.3%로, 지금보다 0.25%P 더 높았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꺾이면서 새마을금고의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전국에 있는 1200여개 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3.90%로, 4%를 밑돈다. 그간 새마을금고는 저축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며 2금융권 예금수요를 빨아들였지만 현재는 상당수 금고가 저축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의 금리가 내려간 건 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2금융권은 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은행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예금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의 예금금리를 따라간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3.55%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최고금리 3.80%와 비교하면 0.25%P 낮아졌다. 은행의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갈수록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은 8월 예금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서 금리를 낮출 여력도 생겼다. 저축은행의 예금잔액은 지난해말 107조1500억원에서 올해 8월말 100조9600억원으로 8개월 만에 약 6조원이 증발됐다. 3월 한달을 제외하곤 매달 5400억~2조8900억원이 빠졌는데, 8월에는 일부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상향조정하면서 예금이 전월대비 1조400억원 순증했다. 저축은행은 지난달에도 예금금리를 높여 수신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달 들어선 금리를 내릴 여력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새마을금고도 올해 대출잔액이 7조6400억원 줄어드는 동안 예금잔액은 6조1600억원 늘어났다. 금리를 높게 가져가면서 당장 예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수익성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회 차원에서 예금금리를 높이지 말도록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의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있고 중앙회도 금고들의 이자비용 관리차원에서 고금리 예금을 지양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4% 넘는 금리로 예금을 운용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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