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마약 동아리 회장, 혐의 인정하면서도 "검찰 수사 잘못돼"

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박진호 기자 | 2024.11.04 14:11

서울대·고려대 등 연합동아리 '깐부' 회장 염모씨, "수사 범위 벗어난 수사" 주장

연합동아리 깐부 홍보 게시물. /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마약을 판매·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대학 연합 동아리 회장이 범죄를 인정하면서도 소송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공소기각을 요구했다. 공소기각이란 형사 소송조건을 갖추지 못한 절차상 문제로 유무죄 등을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형식의 재판을 말한다.

서울남부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장성훈)는 4일 오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특수상해, 성폭력 처벌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으로 구속기소된 대학 연합 동아리 회장 염모씨와 동아리 임원 홍모씨, 이모씨 3명에 대해 두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염씨의 변호인은 공판에서 "마약류 투약과 매매는 인정하고 마약 범죄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범죄가) 불특정 다수가 아닌 소수 지인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다.

또 "(염씨가) 특수상해와 성폭력 범죄도 자신의 범행 반성하고 있다"며 "우발적으로 발생했고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다들 웃고 있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 했다.

검찰은 앞선 공판에서 염씨가 지난해 서울 중구 한 건물에서 와인병을 집고 피해자 엉덩이, 등을 수차례 때렸다며 특수상해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염씨는 또 불법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며 단체 카카오톡 방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성폭력처벌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염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마약 범죄에 대한 검사의 기소가 잘못 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별도 사건으로 기소된 염씨의 재판을 담당한 공판검사가 수상한 거래내역을 포착해 보완수사를 진행하며 실체가 드러났다.


염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공소사실 자체가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서 수사를 개시했다"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일정 범죄에 경우에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 제기 자체가 법률에 위반한다"며 "공소기각을 요청한다"고 했다.

염씨는 재판부가 "공소사실에 대해 변호인이 말한 부분과 같은 의견이 맞냐"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공판 검사의 보완수사 결과 염씨 등 동아리 운영진과 회원들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향정신성의약품과 대마를 매매하고 투약해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했다. 이들은 동아리 참여율이 높은 회원을 클럽과 고급호텔·뮤직페스티벌 등에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면서 참석자에게 액상 대마를 권했다. 동아리 회원들에게 마약을 권유할 땐 액상 대마를 시작으로 'MDMA'와 'LSD', '케타민', '사일로시빈', '필로폰'(메스암페타민), '합성 대마' 순으로 강한 마약을 접하게 했다.

검찰은 "마약 관련 수사가 법령이 정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염씨 측 주장에 대한 반박의견서를 준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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