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관세 찬성한 유럽 국가엔 투자 그만"…중국 노림수는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11.01 11:20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유럽에 대한 대규모 투자 중단을 지시했다고 로이터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한 가운데 EU를 상대로 협상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닌달 15일(현지시간) 파리 자동차 엑스포에서 방문객들이 비야디 전기차를 구경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로이터에 따르면 이 같은 지시는 지난달 10일 중국 상무부가 소집한 회의에서 나왔다. 회의엔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지리차를 포함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와 해외 자동차 제조사 일부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상무부는 대중 전기차 관세를 지지한 유럽 국가엔 대규모 투자를 중단하고, 기권한 국가엔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반대한 국가엔 투자를 권장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울러 자동차 업체들에 유럽 정부와 개별적인 투자 논의를 피하고 집단 협상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중국산 전기차가 헐값에 유럽 시장에 판매되면서 역내 경쟁을 왜곡한다고 판단, 지난달 30일부터 향후 5년간 중국산 전기차를 상대로 기존 관세 10%에 더해 7.8~35.3%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를 두고 EU 27개 회원국 중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등 10개국은 관세에 찬성하고, 독일 등 5개국은 반대표를 던지고 12개국은 기권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 정부가 관세 대안을 찾기 위한 유럽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관세 지지 여부에 따라 대응을 다르게 함으로써 관세에 찬성한 국가들이 입장을 번복하도록 유도해 관세 철회 등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란 분석이다. 그 밖에도 중국은 유럽산 브랜디와 코냑과 돼지고기, 대형 엔진 자동차, 항공기 등을 대상으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은 지난 몇 달 동안 관세 대신 중국산 전기차의 대유럽 수출량과 가격을 통제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지금까지 EU와 중국 간 8차례의 회담이 진행됐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EU는 앞서 은행 보증 형태로 부과했던 잠정 관세는 징수하기 않기로 했으며, 베이징으로 협상단을 파견하는 등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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