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안 올리고 우유 추가비 없다"…위기의 스벅, '전통' 살린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10.31 10:59
침체에 빠진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본토에서 떠나간 고객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내놨다.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음료 제공 시간을 줄이고 온기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머물고 싶은 카페라는 근본으로 돌아가겠단 구상이다.

한 남성이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고 있다./AFPBBNews=뉴스1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니콜 CEO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스타벅스의 턴어라운드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는 "고객을 되찾기 위해 근본적으로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단 점은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스타벅스를 성장세로 돌려놓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니콜 CEO는 우선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1년 동안 음료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두유나 귀리우유 등 식물성 대체 우유에 대한 추가 비용도 받지 않기로 했다. 또 제조 과정이 너무 복잡한 메뉴를 줄여 주문 후 4분 안에 음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객들의 최대 불만이던 비싼 가격과 긴 대기 시간에 우선 대응하겠단 것이다. 니콜 CEO는 "우리는 고객들이 보다 쉽게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미국 내 수천 개 매장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라졌던 셀프바를 부활시켜 우유와 시럽을 제공하겠단 방침이다. 니콜 CEO는 "고객들이 셀프바를 원하고 있고 바리스타들도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프바가 없어진 뒤 시럽과 우유 추가 등을 요청하는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음료 제조 시간이 더 길어진 걸 염두에 둔 조치다.

니콜 CEO는 또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타벅스의 인간적인 온기를 좋아하고 우리 바리스타들은 고객에게 세심하게 배려하는 걸 좋아한다"면서 "바리스타들이 인간적인 서비스와 환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매장을 찾은 고객에겐 세라믹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하고, 바리스타가 종이컵에 사인펜으로 고객 이름 등 주문 정보를 적는 전통을 되살린단 계획이다.


니콜 CEO는 "우리는 정직한 가격, 제시간에 제공되는 서비스, 보다 일관적으로 즐거운 카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방문할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계획을 두고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마이클 할렌 외식업계 애널리스트는 "많은 내용이 있지만 CEO가 매우 공격적이고 전체적으로 다 손보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스타벅스는 지난주 3분기 시장 전망을 하회한 예비 실적을 발표하며 이날 턴어라운드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던 터다. 스타벅스의 3분기 매출은 약 90억7000만달러(약 12조5075억원)로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주당 순이익은 80센트로 25% 급감했다. 아울러 2025회계연도 실적 전망은 내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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