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우방국 정보당국이 북한군 파병 규모를 최소 1만1000명 이상으로 판단하고 3000명 이상이 러시아 서부 교전 지역 가까이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23일 평양을 방문하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현재 러시아에 방문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북한군은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 무기체계를 사용하면서 러시아군 체제로 편입된 위장 파병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의사소통 문제 등 여러 장애 요인이 감지되고 있어 실제 전투에 언제 참여할지에 대해 계속 관찰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지원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포탄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 우리가 직접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틀렸다"고 말했다.
살상용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사 무기 지원 이야기가 논의된다고 해도 일차적으로는 방어용 무기 지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아직 아무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순서"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파병 대응 논의를 위한 특사를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관련 논의는 이번 주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는 전황 분석팀을 꾸려 현지에 보낼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나중에 받을 수 있는 군사 기술적 대가 등을 차치하고라도 현지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현대전 전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직접적 군사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우리로서는 우방국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활동 전황을 살피고 분석, 모니터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다. 그런 팀을 만들어 보낼 준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내부적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장교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파병군인 가족들에게는 훈련에 갔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심리적 동요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관계자는 또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현재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다소 과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차기 미국 행정부 수장으로 누가 선출이 되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분명히 한국 안보에 중대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단계에 와 있다"며 "우리가 상황을 관찰하면서 단계적으로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틀리다고 보지 않는다.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계자는 다음 달 북한의 핵실험 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핵실험은 비교적 준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언제라든 결행할 수 있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준비 시간이 어느 정도는 걸리지만 그 역시 가속화해서 시행할 수 있다"며 "최근 그런 동향이 관찰됐으나 중간중간 끊기고, 멈추고 했다.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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