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이돌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호소했다. 하니의 출석으로 연예인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노동 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으나, 진정 조명 받아야 할 중요한 노동 현안들이 가려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니의 출석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들이 국회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의원들이나 국감 출석 증인들이 경쟁적으로 사진 촬영에 나서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파행을 겪기까지 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도중 노트북에 뉴진스 캐릭터 스티커를 붙인 채, 김건희 여사가 하이브의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하니의 출석을 정쟁 소재로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증인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일도 있었다. 점주들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했단 의혹을 받아 2년 연속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감장에 선 곽근엽(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대표적이다. 곽 대표는 지난해 국감에 출석했을 때와 달리 올해 통역을 통해 한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는 등 태도 논란을 일으켜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질타 받았다. 곽 대표가 "제 한국어로 인해 위증의 위험도 있어 문제를 방지하고자 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국감장에서 영어를 써서 이런 곽 대표 태도를 지적했고 "국회 모욕죄를 비롯해 특별한 조사가 필요치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공정위는 아디다스 갑질 의혹 문제를 서울사무소에서 본부로 이관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소품 사용은 농산물을 다루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농해수위 국감에서 배추 한 포기를 들어 보이며 배춧값 폭등 문제를 지적했다. 같은 장소에서 이병진 민주당 의원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날달걀 두 개를 내보이며 "어떤 게 1등급인지 맞혀보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한우를 챙겨와 가격 관련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이색 복장으로 국감장에 나타난 의원들도 눈길을 끌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감장에 하늘색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 등 전통 한복을 입고 나왔다. 그는 자신의 한복과 변형된 한복을 비교하며 "우리 전통의 가치를 그대로 알리고 지켜나가는 것도 챙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환노위 국감장에선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고무장갑에 모자까지 갖춘 급식 조리사 복장을 하고 나왔다. 그간 급식 조리실무사 노동 환경을 지적해왔는데 관련 질의를 하기 위해 복장까지 갖춘 것이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에 장관 관용차가 등록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이 장관의 관용차도 당사자의 승낙 없이 차량 번호와 이름만 입력하면 허위 매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에서였다. 허위 매물 등록 문제를 지적하려는 취지였지만 불법 소지가 있고, 모방 범죄를 부추길 염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국감 진행 중에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수 한번 치고 가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고 있다. 2024년 노벨문학상에 한국 작가 최초로 소설가 한강씨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정말 좋은 소식이 뉴스 속보로 떴다. 대한민국 문학계의 쾌거"라고 했다.
전 위원장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여야 문체위원님들과 함께 더 정진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아울러서 드린다"고 말했다. 그가 이어 "크게 박수 한 번 치시죠"라고 말하자, 문체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크게 박수를 치며 "와아"하고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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