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CROCS)가 최근 몇년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의 수십 개 학교가 학생들의 크록스 착용을 금지했다.
29일(현지시간) 포춘, 블룸버그 등은 미국 조지아, 플로리다 주 등 최소 12개 주 수십 개 학교가 학생들이 등교 시 크록스를 신는 것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의 한 초등학교는 안전상의 이유로 크록스 착용을 금지하고, 학생들에게 앞이 막힌 신발을 신도록 하는 복장 규정을 마련했다.
또한 플로리다주의 한 중학교는 "항상 안전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앞이 트인 신발, 실내화, 샤워용 슬리퍼는 금지된다. 모든 신발은 뒤꿈치에 끈이나 뒷부분이 있어야 한다. 크록스는 절대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크록스는 Z세대(199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유명 증권사 '파이퍼 샌들러'가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크록스는 최근 몇 년간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 10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
크록스는 편안함을 내세우고 유명인과 협업하는 등 1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공략했고, 인기에 힘입어 8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크록스는 올해 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가도 지난 12개월간 55% 상승했다.
그러나 부모들과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크록스 착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 조사 기관인 '제인 할리 앤 어소시에이츠'(Jane Hali & Associates)의 수석 연구 분석가 제시카 라미레스는 최근 몇 년간 젊은 층 사이에서 크록스의 인기가 늘면서 크록스 관련 사고가 다른 신발에 비해 지난 몇 년 동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크록스를 신고 미끄러지거나 학교 복도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재현한 영상이 유행하기도 했다.
정형외과 의사 메건 리히 박사는 '허프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뒤꿈치 지지대가 더 단단하고 앞이 막힌 신발을 신었을 때보다 크록스를 신었을 때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더 자주 넘어진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한 미 정형외과 의학협회의 대변인인 프리아 파르타사라티 박사는 미국 공영라디오(NPR)과의 인터뷰에서 크록스가 넘어지는 것 외에도 "아치 지지대가 충분하지 않고 피부 표면에 습기를 유지해 물집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하루 종일 신기에는 정말 좋은 신발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학교 내 착용 금지 조치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크록스의 성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크록스 측은 블룸버그에 "금지 조치가 증가했다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알지 못한다"며 "학교에서 신발을 금지하는 것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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