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다. 오프닝부터 '나 웃길거야'라고 예고하며 관객들에게 박장대소를 알렸다. 생활밀착형 코믹연기로 또 한번 관객들의 배꼽을 간지럽게 할 류승룡이다.
류승룡이 가을극장가에서 영화 '아마존 활명수'로 관객들과 만난다.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 10월 30일 개봉.
류승룡이 이번 작품에서 맡은 진봉은 구조조정 1순위로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자신의 인생 부활을 꿈꾸는 인물이다. 진봉을 통해 류승룡은 웃음과 짠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아마존 활명수'는 류승룡과 진선규가 '극한직업' 후 재회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류승룡이 주연한 '극한직업' '인생은 아름다워'의 각본을 쓴 배세영 작가도 각본으로 합류해 이들의 재회는 극장으로 향할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류승룡은 '아마존 활명수'의 개봉 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코믹 연기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는 어떻게 봤는가.
▶ 아직(개봉 전에는) 객관적으로 못 보고 있다. 관객들을 만나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다. 긴장하고, 설레면서 기다리고 있다. (개봉 전) 후반 작업이 된 거를 처음 봤다. 촬영 날 주변 환경, 비하인드가 생각났다. 아마 두어번은 더 봐야 될 것 같다.
-극 중 아마존, 양궁을 소재로 했다. 아마존 3인방으로 나오는 배우들까지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다. 어떤 느낌으로 참여했는가.
▶ 배세영 작가답다. 영화적 발상, 재미가 있다. 정교했다. 양궁은 우리나라가 잘 하는 종목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 그런 양궁을 영화에 접목시켰다. 우당탕탕으로 끝난 게 아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아마존 3인방이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부분이 제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라면 이런 소재를 갖고 잘 달려보자 싶었다. 이 메시지를 즐거운 과정 안에서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했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
-'아마존 활명수'에서 양궁을 다뤘다. 이전 출연작 '최종병기 활'에서도 활을 쐈는데, 이번에 도움이 됐는가.
▶ 많이 도움이 됐다. 사실 우리나라가 '양궁의 나라'이긴 한데, 엘리트 체육이다. 생활체육과는 거리가 있다. 다행인게, 저희 집이 용인 수지에 있는데, 동네에 주현정 양궁 금메달리스트가 생활체육(양궁 클럽)을 하고 계셨다. 그래서 아들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초등생부터 일반인까지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잘 되셔서 더 큰 곳으로 옮기셨다. 이 작품을 하게 되면서, '이게 운명이구나' 생각했다.
-브라질 현지 촬영이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지 촬영에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는가.
▶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많이 고민한 것 같다. 전경만 찍고, (현지인과) 비슷한 분을 섭외하거나, 외국에서 모셔오거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 사이즈의 세트장은 (한국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현지 모습을 담자해서 갔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자연의 모습을 담으러 갔는데, 어마어마한 가뭄이 있었다. (강물도) 바짝 말라 있었다. 또 파란 하늘을 2주간 못 봤다. 영화적으로 파란 하늘을 생각했는데, 실질적으로 개발과 벌목으로 뿌옇다. 너무 놀랐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공감, 이해가 컸다. 또 하나는 (현지에) 살고 계신 분들의 (영화에서) 잠깐 스치는 정도인데, 아이는 순박하고 어른들은 순박하지만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냥 해서는 될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리고 힘든 점은 저희가 생각했던 게 아니었다. 발이 너무 뜨거웠다. 맨발로 서 있을 수 없었다. 원주민(현지인)도 전체 신을 찍을 때 잠깐 신발을 벗고 계셨다. 그게 아니면 찍을 수 없었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코미디를 찍다가 운 적도 있다고 했다. 코믹 연기에 대한 생각은?
▶공정 과정이 까다로운 작업이다. 다른 작품도 눈물 날 정도로 찍는다. 현장에서 우리만 웃기면 안 된다. 관객들에게, 관객들한테 어떻게 어떻게 전할까 고민 많이 했다. 정답이라는 게 없다. 다를 뿐이다. 어떤 감독님은 '오케이(OK)라는 게 없다. 오케이에 가까워지는 거다'라고 어마무시한 말씀을 하셨다. 저도 그런 고민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류승룡에게 코믹 연기란?
▶ 웃음의 종류가 많다고 생각한다. 제가 지향하고, 가고 싶은 도착 지점은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관객은 웃고 있는 것이다. 저도 계속해서 웃음을 찾아가고 싶다. 건강한 웃음도 있고, 과장된 웃음도 있고, 기분 좋아지는 희(喜)에 가까운 것도 있다. 저는 그게 다 코믹 웃음이라기보다 기분 좋음, 유쾌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는가.
▶ 많이 한다. 단, 짧고 굵게 한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그게 오히려 우유부단해지고 모호해지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 캐릭터 잡을 때 힘들다. 그래서 어떤 때는 거기에 너무 빠져 있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거기서 계속 물음표를 던지면서 확신을 가지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저는 짧게 고민하고, 감독님과 얘기해서 결정이 되면 확장한다.
-'극한직업'에서 함께 했던 진선규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진선규와 호흡은 어땠는가.
▶ 진선규 배우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진선규가 아니면 누구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해줬다. 사람 자체가 정말 맑다. '선규테라피'라는 말도 있다.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진다. 그런 역할로도 충분한데, 연기할 때 제가 던지면 다 받는다. 제가 투수라고 하면, 빈볼을 던져도 진선규는 다 받아낸다.
-앞으로 류승룡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 10년 뒤,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가까웠으면 좋겠다. 성장보다는 성숙해져서 조금 더 세상도 거시적으로 그려내고, 세월도 담아내고 사회도 읽어내고, 이런 것을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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