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반영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열기를 띠고 있다. 트럼프 당선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는 트럼프미디어가 폭등하는가 하면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승리로 가는 길"이란 팻말을 들고 있다./AFPBBNews=뉴스1 여론조사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지만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는 펀더멘탈과 별개로 연일 폭등세다. 2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9% 상승한 것을 포함해 지난달 23일 이후 주가가 324% 치솟았다. 트럼프미디어 시총은 100억달러를 넘으면서 트럼프 지분 가치 역시 60억달러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도 트럼프 당선 기대감을 타고 날아올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9일 7만3500달러까지 뛰면서 사상 최고치인 7만3800달러에 바짝 다가갔다. 가상자산은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되더라도 긍정적 변화가 기대되지만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더 친화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줄리어스베어의 마누엘 빌레가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싹쓸이할 가능성이 커지면 비트코인 강세는 계속될 공산이 크고, 반대로 민주당이 싹쓸이할 가능성이 커지면 전반적인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 금리, 달러, 금값 상승 흐름 역시 트럼프 경제 공약에 따른 여파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대규모 국채 발행과 관세 부과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2%를 넘어서며 3개월래 최고를 찍고 달러가 이달 들어 3% 넘게 상승한 배경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승리 시나리오에서 시장은 관세 확대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집중해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달러 약세 베팅을 80억달러 가까이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금값은 통상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지만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이자 대선 불확실성에 대비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이달에만 5% 가까이 올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은 30일 아시아 거래에서 온스당 2782.19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선 트럼프 승리 확률이 약 64%로 해리스(36%)를 크게 앞선다. 또 29일 로이터의 최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전국 지지율 43%로 해리스를 1%포인트 차이로 따라잡았다. 격차가 오차범위 안이라 사실상의 동률이지만 트럼프는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와 이민 문제에서 해리스보다 더 높은 신뢰를 받고 있어 유리하단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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