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중희토류를 전혀 쓰지 않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력을 갖춘 마그넷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마그넷은 스마트폰 액추에이터, 차량 모터, 오디오 스피커 등 구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이다.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으로 동력을 제공한다.
LG이노텍은 한국재료연구원과 협력, 중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다원계 합금 물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합금 물질을 자석에 균일하게 바른 후 열을 가해 고르게 흡수시켜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인 13.8kG(킬로가우스, 자석세기단위)의 자석 성능을 갖췄고, 최대 섭씨 180도의 고온 환경에서도 내구성을 유지한다.
지금까지 중희토류는 고온에서 마그넷의 자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원료로 사용돼 왔다. 중희토류는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되는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가격 변동성 및 공급 불안정성이 높다. 한국자원서비스(KOMIS)에 따르면, 테르븀은 지난 4년간 kg당 가격이 900달러(2020년 9월28일)에서 최고 331% 오른 2983달러(2022년 2월21일)를 기록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중희토류 가격의 극심한 변동은 마그넷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 요소"라며 "이번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개발로 마그넷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중희토류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마그넷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비용도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희토류는 채굴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기 때문에, 중희토류를 쓰지 않는 제품 개발은 업계가 해결해야 할 난제로 꼽혀왔다. 앞서 지난 2021년 LG이노텍은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줄인 마그넷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테르븀(Tb), 디스프로슘(Dy)과 같은 고가의 중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중희토류 1kg를 채굴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만 0.5톤이 넘고, 450kg 상당의 산성폐수 및 방사능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전기차에 장착되던 기존 마그넷을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으로 대체하면, 전기차 1대당 약 45kg의 환경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노승원 LG이노텍 CTO(최고기술책임자, 전무)는 "중희토류는 물론 경(輕)희토류까지 희토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무희토류 마그넷'도 현재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 소재와 부품을 한발 앞서 선보이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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