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농기계, 국산화 나선다" 농관원, 민간기업과 손잡고 연구 '박차'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 2024.10.30 14:06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 송지숙 소장(왼쪽에서 5번째)과 아이디알시스템 최보규 대표가 29일 대구광역시 달성군 아이디알시스템 본사에서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사진=농관원
농업현장에서 농기계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감소와 농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그 속도는 더 빨라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를 국산이 아닌 외국산, 특히 일본산 농기계가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농가의 기계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일본산 농기계 구매에 쓰이면서 일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은 경쟁력을 잃거나 일부 제품은 일본 제품에 잠식당하기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

정부의 '농기계 융자 구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00억원 넘는 예산이 일본산 농기계 구매에 지원됐을 정도다. 일본 기업이 진출한 '쌀농사 기계'의 경우, 콤바인은 2019년부터 일본산 구매에 지원된 예산이 국산에 쓰인 예산을 앞질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쌀 도정과정에 쓰이는 일본산 미질분석기(곡립판별기)를 국산화 하는 작업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농관원은 현재 사용중인 일본산 장비가 쌀의 정도관리, 국내 품위규격 변경 등 다양한 업무수요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 이를 대체할 국산 장비 개발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관원 시험연구소는 지난 29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주)아이디알시스템 회의실에서 송지숙 농관원 시험연구소장, 최보규 대표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실정에 최적화된 맞춤형 곡립판별기 공동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곡립판별기는 현미, 쌀 등 곡립의 품위를 고속 화상처리해 측정하는 장비로 완전립, 피해립, 분상질립, 싸라기 등 항목별 품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농관원은 정부양곡 수매시 품위판정에 곡립판별기를 활용하고 있다.


양 기관은 앞으로 △곡립판별기 국산화 연구개발과 관련 등급판정용 표준시료 제작 및 제공(농관원) △곡립판별기 제작(아이디알시스템) △공동 심포지엄 및 연구발표회 개최 △연구원 교육·지도, 정보 교환 및 기타 교류 협력 등을 통해 국산화 개발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외국산에 의존했던 곡립판별기를 국산화 하는 한편 영상 및 초분광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곡검사의 과학화 도모는 물론 새로 개발되는 가루쌀과 같은 신규 곡물류 등급 판정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관원 시험연구소는 농산물의 안전·품질관리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농산물 표준규격 개선 △정부양곡 도정수율 시험 △유해물질 분석법 △원산지판별법 △사료 표준분석법 △식품 성분 분석법 등을 연구개발하는 국가전문 기관이다.

농관원 송지숙 시험연구소장은 "곡립판별기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정부양곡에 대한 검사업무 효율성과 검사결과의 신뢰도 제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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