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 때 강동원씨 외모에 홀렸어요. 두 번째 봤을 땐 역사고증 측면에서 감상했는데 선조를 조금 과하게 묘사하더군요. 차승원씨 연기가 매우 뛰어났지만 너무 폭군으로 그린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역사고증 측면에서 70점을 주고 싶습니다"
배기성 역사강사는 29일 공개된 머니투데이 '터치다운 더300(the300)'에 출연해 영화 '전,란' 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배 강사는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으로 다수의 유튜브 출연 이력과 '불편한 한국사', '역사는 반복된다' 등을 저술한 역사학자다. 현재 구독자 16만명 규모의 유튜브채널 '배기성 역사독립군 Brandteller4.0'을 운영 중이다.
영화 '전,란'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扮)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扮)이 각각 선조(차승원扮)의 최측근 무관과 뛰어난 검술을 자랑하는 의병으로 성장해 적이 돼 다시 만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소개된 바 있다. 전(戰)-쟁(爭)-반(反)-란(亂) 4개 장으로 구성된 이번 영화는 임진왜란 당시 활약했던 여러 실존 인물과 역사적 배용을 상당수 차용했다.
배 강사는 "천영이 정충신을 모티브로 했다는 평가가 나오던데 개인적으로는 한명련하고 조금 더 닮은 것 같다"며 "한명련은 천한 신분이었으나 (전쟁에서) 열심히 싸워 공신으로 대접받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이괄(인조반정의 공신이었다가 난을 일으킨 군인) 측에 합류해 인생이 허망하게 끝났다. 이런 측면에서 정충신보다는 한명련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배 강사는 "(천영을 떠올리게 하는 많은 인물들에 대한 기록을 보면) 어디에서도 구척장신이란 묘사가 없다. 당대 류성룡의 키가 158㎝ 정도였고 이원익의 키는 138㎝임을 감안하면 강동원 배우와 같이 187㎝의 큰 키를 자랑하는 실존 인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배 강사는 강동원 배우가 분한 천영이 종려를 대신해 무과 대리시험을 치르는 장면에 대해선 "조선의 과거는 원칙적으로 대리시험이 엄격히 금지됐으나 원균의 경우 대리시험을 통해 등용된 케이스"라며 "훗날 선조가 이 사실을 알고 격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과도 그 모양인데 무과나 잡과는 말해 뭐하겠느냐"며 "동의보감으로 유명한 허균의 경우 (당대의) 과거시험 부정이 너무 심해 추천 방식으로 (내의원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채널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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