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선수 한계? 오늘 편견 깼다" MVP의 가치, 김선빈 커리어는 다시 시작된다 [KS 우승 현장]

스타뉴스 광주=안호근 기자 | 2024.10.29 00:52
KIA 김선빈(가운데)이 28일 삼성과 KS 우승을 확정한 뒤 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가 작아서 안 된다, 한계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오늘로서 그 편견을 깬 것 같다."

데뷔 때부터 줄곧 따라다녔던 선입견으로부터 이제야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김선빈(35·KIA 타이거즈)이 팀의 12번째 우승을 이끌며 활짝 웃었다.

김선빈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1볼넷 맹활약하며 팀의 7-5 역전승을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KIA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루타 3개, 3루타 하나, 출루율 0.636, 2타점, 3득점 맹활약한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를 얻어 득표율 46.5%로 김태군(45표)을 1표 차로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부상으로는 기아자동차 'The new EV6 GT-line'과 트로피를 받았다.

세리머니를 마치고 샴페인으로 흠뻑 젖은 채 인터뷰시로 들어선 김선빈은 함께 수훈 선수 인터뷰에 참석한 김태군을 바라보며 "태군이가 받았어도 인정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태군은 "다른 선수가 받아도 인정했겠지만 친구가 받아서 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덕잠을 주고 받았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작한 시즌이었다. 2008년 KIA에서 데뷔해 16시즌을 보낸 김선빈은 "우승 후보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기뻤고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모두가 잘해왔고 야구장에서 즐겁게 경기를 해 오늘 우승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빈(오른쪽)이 KS 5차전에서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09년엔 타율 0.293으로 활약하고도 KS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김선빈은 "억울해서 리모컨을 집어던졌다"며 "2017년엔 제대하고 나서 우승해 기뻤지만 지금이 더 기쁘다. 그땐 어렸고 지금은 고참급이기에 더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 출신으로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거쳐 KIA 원클럽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선빈은 잠실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과 달리 고향 광주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게된 것에 대해 "여기서 우승한 게 엄청 의미가 크다. MVP를 받은 것도 기쁘다"며 "프로 생활을 하면서 '키가 작아서 안 된다', '한계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는데 오늘로서 그 편견을 깬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165㎝의 신장으로 KBO 선수들 중 작은 신장을 갖추고 있지만 김선빈은 당당히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KIA이 주전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우승을 차지한 2017년엔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올해엔 KIA 우승을 견인한 MVP로 우뚝 섰다. 메이저리그(MLB)의 호세 알투베(167.6㎝)은 물론이고 KS에서 경쟁한 삼성의 외야수 김지찬(163㎝)처럼 작은 키에도 얼마든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줘 더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타이틀이다.

김선빈은 "지금 프로에도 키 작은 선수들이 잘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선수들이 프로에 오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신체조건이 중요하지만 제가 처음 입단해 편견을 깬 것만으로도 그런 선수들에겐 큰 용기였을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왕조 시대를 열어갈 KIA의 미래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선빈은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들이 부상만 조심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선수로서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던 이범호 감독의 데뷔 시즌 이뤄낸 성과라는 점도 특별하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 감독직을 맡았지만 김선빈은 이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그는 "갑작스럽게 그 일(전임 감독 경질)이 있고 나서 호주에 있을 때 장난으로 당시 코치님께 '감독님 된다면서요?'라고 했는데 대충 느낌이 있었다"며 "선수 때부터 코치님으로서도 쭉 봐왔는데 의사소통은 너무 잘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선수들이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시는 게 (우승하는 데) 컸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선빈(왼쪽 끝)이 우승 확정 후 이범호 감독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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